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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주에 사는 40대 남성 A씨는 아내와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함께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해 부모님이 사는 남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비가 와서 우산을 받친 채 부모님을 먼저 식당 인근 골목에 주차한 승용차에 태워드린 뒤 다시 아들과 아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 땅이 갑자기 꺼지면서 밑으로 ‘붕’ 떨어졌다 ”며 “인도가 내려앉기 전 그 위치에 있던 아내와 아들이 다칠 뻔했다. 몇 분 차이로 사고를 피했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키 185cm의 A씨도 서서 손을 뻗어야 간신히 구멍 바깥으로 닿을 깊이였다. 당시 남원에는 호우 특보가 내려졌고, 구덩이 안으로 흙탕물이 토사와 함께 마구 쏟아지는 등 급박한 상황이었다.
A씨는 “내가 갖고 있던 아내 전화기는 날아가고 뒷주머니에 있던 내 휴대전화와 지갑도 없어지고 시계도 풀렸다”며 “3~4분간 손으로 바닥에 쌓인 흙을 헤집어 휴대전화는 겨우 찾았다”고 했다.
사고 직후 A씨는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져 왼쪽 다리 일부가 파이고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병원에서 (A씨가)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키가 작거나 (바닥이) 0.5~1m만 더 깊고 머리부터 떨어졌으면 큰 부상을 당하거나 숨질 수도 있었다‘고 한다”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남원시는 이번 땅꺼짐 현상이 통신 관련 지하 구조물로 인해 노후화된 하수관로가 손상되면서 토사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A씨에게는 시 보험을 통해 별도 보상을 지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