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퇴원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동의입원한 중증 지적장애인의 퇴원요청을 불허하고 임의로 입원을 유지시킨 정신의료기관의 장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 |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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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제42조(동의입원) 제1항을 위반해 헌법 제12조가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정신건강복지법‘은 당사자가 직접 정신의료기관으로의 입원을 신청하는 자의입원(제41조)과 보호의무자 및 당사자가 함께 신청하는 동의입원(제42조), 보호의무자 2인이 신청하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43조) 등 다양한 입원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때 자의입원(제41조)과 동의입원(제42조)은 일종의 자발적 입원으로 간주한다. 해당 유형에 따라 입원한 환자는 자발적 의사에 따라 언제든 병원측에 입·퇴원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의 또는 동의 입원한 환자는 보호의무자에 의해 입원한 환자와 달리 입원적합성심사(설명) 및 6개월 간격(최초 3개월)의 입원기간연장심사(설명)를 받지 않고도 입원연장이 가능하다.
이 사건의 피해자(1980년생, 남)는 지능지수가 44, 심리사회적 발달이 5세 수준인 중증도의 지적장애인으로, 언어적 이해력과 사회적 판단력이 부족해 입원유형을 스스로 선택하거나 그에 따른 권리를 향유하기 어렵다. 피진정인은 동의입원제도 신설 후 한 번도 피해자를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켜본 적 없는 진정인(피해자의 부친)과, 중증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를 회유해 피해자를 동의입원한 것으로 처리하고, 피해자의 반복적인 퇴원의사에도 불구하고 퇴원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요구를 불허했다. 피해자와 같은 방에 입원했던 한 환자는 의사소통이 전혀 불가능한 최중증 무연고 지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의입원한 것으로 처리돼 장기간 입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입원적합성심사 및 입원연장심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행정편의 목적의 동의입원제도 악용사례라는 것이 인권위의 지적이다.
인권위는 “피진정 병원장에게 유사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 및 직무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함과 동시에, A시장에게 해당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임의부당 입원연장 사례에 대해 행정조치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지적장애인의 의사확인 절차를 명확히 하는 등의 지침 개발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함께 권고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