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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 하원은 이날 △인프라 투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50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을 조성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를 초과하는 국방비는 부채한도 규정에 예외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기본법(헌법) 개정안을 찬성 513표, 반대 207표로 가결했다. 이는 차기 총리가 유력한 메르츠 대표가 제시한 법안으로, 독일 경제를 되살리고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앞서 메르츠 대표는 지난달 조기총선에서 승리한 뒤 “독일은 수십년간 미국에 의존해 온 관계를 끝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운명에 무관심하다”며 “최대한 빨리 유럽을 강화하는 것이 절대적인 우선순위가 돼야 하며, 그렇게 하면 미국으로부터 단계적인 독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은 오는 21일 독일 16개 연방 주정부를 대표하는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며, 이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서명하면 기본법 개정이 확정된다.
5000억유로의 특별기금은 최장 12년 동안 병원, 학교, 도로, 에너지 네트워크를 현대화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독일 연방정부의 지난해 한 해 예산 4657억유로를 웃도는 규모다. 1000억유로는 녹색당과의 약속에 따라 기후변화 부문에 할당될 계획이다.
BBC방송은 “독일이 전통적으로 부채를 기피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러시아의 위협이 본격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방위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현 상황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FT도 EU 재무장 계획 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의 대규모 ‘돈풀기’ 예고에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61%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40지수(0.98%), 영국 FTSE100지수(0.29%), 프랑스 CAC40지수(0.5%)도 상승 마감했다. 유로화 가치는 1.093달러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