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번주 전체 직원의 20% 이상을 감원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이 보도했다.
 | 립부탄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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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력 감축은 내부 관료주의를 제거해 경영을 간소화하고, 엔지니어 중심 문화로 재편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이는 립부 탄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달 취임 이후 내놓은 첫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해 8월 발표된 약 1만5000명 감원에 이은 조치다. 인텔의 직원 수는지난해 말 기준 10만8900명으로, 2023년 12만4800명에서 13% 줄인 상태다.
탄 CEO는 경쟁사에 뒤처진 기술 주도권을 회복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엔비디와 격차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3년 연속 매출 하락과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번 구조조정은 경영 위기 탈출을 위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은 3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기업 중 하나인 케이던스를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이끌었다. 케이던스 소프트웨어는 TSMC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는 물론 엔비디아와 AMD 등 설계 전문 팹리스까지 널리 사용돼 탄은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탄 CEO는 취임 이후 비핵심 자산 정리와 제품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텔은 이같은 전략의 하나로 지난 14일 ‘프로그래머블 칩’ 사업 부문인 알테라 지분 51%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44억6000만달러(약 6조35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탄 CEO는 지난달 비전 컨퍼런스에서 “그간 상실한 엔지니어링 역량을 회복하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며, 제조 공정을 고객의 니즈에 더 잘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