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수년째 방치돼 온 빈집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거나, 비둘기나 고양이의 서식지로 변질돼 가고 있는 가운데 전남이나 전북, 경북, 경남, 부산 등은 빈집이 1만 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3년간(2022년 1월~2024년 12월)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빈집 관련 민원 2399건을 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빈집 관련 민원은 지난 2022년 598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89건으로 약 1.7배 늘었다. 특히 빈집 관련 민원은 경기(437건), 부산(239건), 서울(175건) 등 도심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습이었다. 빈집 수가 많은 지방보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빈집으로 인한 불편 체감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빈집 자체는 지방에 많았다. 전남의 경우 빈집이 2만 5호에 달했고 전북은 1만 8300호, 경남과 경북 역시 1만 5000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빈집 관련 민원 유형은 △철거 및 정비 요청 민원(77.8%)이 가장 많았으며 △정책 문의 및 제안(19.7%) △기타 불편 사항(2.5%)이 그 뒤를 이었다.
빈집 관련 민원의 77.8%를 차지한 ‘철거 및 정비 요청’은 빈집의 위치를 특정해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민원을 제기한 주요 사유는 △붕괴, 화재 등 안전사고 우려(50.1%, 935건) △석면 지붕, 쓰레기 방치 등 위생상 유해 문제(33.6%, 627건) △주거환경 및 도시미관 훼손(11.4%, 213건) △범죄발생 우려(4.9%, 92건) 등이었다.
그리고 빈집 관련 민원의 19.7%를 차지한 ‘정책 문의 및 제안’은 빈집 소유주나 귀농·귀촌 희망자가 빈집 철거 또는 활용 등에 대해 공공기관에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내용이다. 또 빈집 철거 절차 및 비용 부담 완화 및 관련 정보의 접근성 확대, 소유주의 자발적 철거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을 제안했다.
권익위는 이번 민원 분석 결과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에 제공하여 향후 구체적인 빈집 정책추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빈집은 생활밀착형 제도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민원에 나타난 현장의 목소리가 향후 관계기관의 정책에 반영되어 국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민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사회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국민 불편 해소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대전에 방치된 빈집의 모습.(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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