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상 간주공모 조항에서 인터넷소액공모를 예외로 명시하지 않아 이를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이후 추가 자금조달 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위법이 되는 제도적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규칙 개정만으로 해결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방치되어 있어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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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5일 시행된 인터넷소액공모 제도는 창업·벤처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 혁신적인 제도다.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 등 공시의무를 대폭 완화하여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실제로 2023년 5월까지 980개사가 1067건의 펀딩을 통해 1839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업력 3년 이하 기업이 전체의 51%를 차지하며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초기 기업들에게 소중한 자금줄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 제도에는 치명적인 법적 함정이 숨어있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2-2조는 이전에 공모 이력이 있는 기업이 추후 증권을 발행할 경우 단 1주라도 발행하면 공모로 간주하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조항에서 인터넷소액공모를 예외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소액공모는 그 본질상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의 권유’를 하는 행위다. 자본시장법상 이는 명백히 공모에 해당한다. 따라서 현행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면, 인터넷소액공모를 한 번이라도 활용한 기업은 이후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반공모는 약 27종, 소액공모도 약 17종의 공시서류가 필요한데, 이는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과 행정부담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수많은 스타트업이 이러한 제도적 맹점을 알지 못한 채 인터넷소액공모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본시장법 위반 상태가 되었고, 이는 향후 상장심사 등에서 중대한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좋은 의도로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스타트업들을 위법행위자로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간단명료한 해결책, 정부 의지만 있으면 된다
다행히 해결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국회의 법 개정이나 국무회의를 거친 대통령령 개정도 필요 없다. 금융위원회 고시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만 개정하면 된다. 구체적으로는 제2-2조의 간주공모 조항에 인터넷소액공모를 예외로 인정하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고, 이미 발생한 위반 사례들을 구제하기 위한 소급적용 규정을 두면 해결된다. 이는 소관 부서장의 결재만으로도 처리 가능한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미 인터넷소액공모를 활용한 수백개 스타트업이 잠재적 위법 상태에 놓여있고, 앞으로도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같은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단순한 규정 개정만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스타트업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본의 아니게 규정 위반 상태가 된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조속히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혁신과 성장을 외치면서 정작 혁신 기업들을 법적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모순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추원식 변호사 △서울대 법과대학 △제36회 사법시험 합격 △사업연수원 26기 △(전)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미국 뉴욕주 변호사(2005년) △(전)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현)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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