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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해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당시 미국은 이란의 합의 위반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협정을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 경험은 이란에 강한 학습 효과를 남겼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의 합의는 언제든 정치적 판단에 따라 무력화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고, 이는 이후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진행된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도 이란은 “차기 정부가 합의를 다시 파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헌법 구조상 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최근 상황은 이 같은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이란과 외교 접촉을 이어가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특히 협상이 진행 중이던 시점에도 공습이 단행된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란 내부에서는 “협상은 단지 시간 벌기 수단일 뿐”이라는 회의론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열린 1차 협상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성과 없이 종료됐다. 이란 측은 협상 결렬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 부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후속 협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2차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란이 미국 측 제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방문 일정이 연기됐다. 휴전 종료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협상 재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협상 구조 자체가 불신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란이 요구받는 조치는 고농축 우라늄 포기 등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성격이 강한 반면, 미국의 양보는 제재 완화나 자산 동결 해제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다시 철회할 수 있는 ‘가역적’ 조치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이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미국은 이란이 오랜 기간 핵 프로그램의 군사적 성격을 은폐해왔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불완전하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해왔다고 보고 있다. 이란의 과거 비밀 핵시설 건설 전력 역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카림 사드자드푸르 선임연구원은 “양국 간 신뢰 수준은 원래도 낮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이란은 미국이 협상 중에도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미국 역시 이란이 핵무기 야망을 포기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변수도 협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종료 이후 군사작전 재개를 선호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압박에 따라 외교 대신 군사적 선택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 내부 정치 상황 역시 변수다. 강경파와 온건파 간 이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대미 협상에 대한 전략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협상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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