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여행, 경주 동해안 해안 드라이브는 어떨까?

동해안 드라이브 31번 국도
용암이 만들어낸 바다의 절경 양남 주상절리
문무대왕의 전설 대왕암과 이견대
송대말 등대와 어우러진 경주 펜션 스톤앤비치풀빌라
  • 등록 2019-07-04 오전 10:52:34

    수정 2019-07-04 오전 10:52:34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자동차가 없는 곡선의 도로, 달리는 차안에서 보이는 붉은 노을에 물든 바다, 차창 밖으로 내민 손끝으로 느껴지는 바람. 떠올리기만 해도 느끼는 여유는 일상생활에서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한 때 모 회사의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전문 모델만 광고를 찍으라는 법은 없다. 유튜브가 대세인 요즘, 나도 그 광고의 모델처럼 동해안 연안을 끼고 달리는 해안 드라이브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시간도 괜찮다.

우리나라 해안을 따라 가는 국도 드라이브라면 의례히 7번 국도를 떠올린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서는 이보다 바다에 더 근접해 바다 옆으로 달릴 수 있는 국도가 있다. 바로 31번 국도다. 부산 기장을 출발해 울산, 감포, 포항을 지나 강원도 태백, 홍천, 인제를 거쳐 양구까지 뻗어 있는 이 도로는 강원도 고산군이 그 끝이지만 양구 동면 이후는 북한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특별히 정한 곳이 없다면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주시군의 해안 드라이브 여행으로 꽤 괜찮은 코스가 된다.

부산 원표에서 출발한 31번 국도는 울산 시내를 지나며 7번 국도와 합쳐지다가 울산 동천을 지나면서 다시 갈라져 동해안 해안도로로 이어진다. 경주시 구간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해안절경이 펼쳐진다. 경주 여행의 백미라고 일컫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읍천항부터 시작이다. 이쯤 되면 잠시 차에서 내려 몸으로 바다의 절경을 느껴야 할 때다. 경주는 이미 계절에 관계 없이 매해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양남 주상절리군은 한 해 1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그 절정을 이루는 곳이다.

이름부터 설레는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에 이르는 왕복 3.4km 구간이다. 이곳이 사람들의 감탄을 받는 건 오랜 시간동안 해안 군사작전 지역으로 공개되지 않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꾸미지 않은 해안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안 경관을 따라 이어지는 테마로 편안하게 해안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구분 없이 돌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부채꼴 주상절리 부근에는 4층 규모의 전망대를 비롯해 관람객의 편의시설을 갖춘 조망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이곳 최고의 조각품인 양남 주상절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지표로 분출한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수축 작용에 의해 수직의 돌기둥으로 갈라져 10m가 넘는 돌기둥이 된 주상절리가 1.7km에 걸쳐 줄지어 누워 있는가 하면 주름치마, 원목을 포개어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가로로 놓인 부채꼴 주상절리는 파도가 주상절리를 빠져 나가는 모습이 특히 일품이며 세계적으로도 희귀하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 조그마한 읍천항은 아기자기한 벽화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바닷가뿐만 아니라 바닷가 마을까지 즐길 수 있다.

경주의 바다는 문무대왕과 관련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봉길해수욕장 앞 바닷가에는 문무대왕이 잠든 곳으로 삼국통일을 완수한 군주인 그가 죽자 유언에 따라 동해에 장례를 지냈다. 불교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그의 의지가 들어 있는 이곳은 둘레 200m의 바위섬에 동서남북 십자 물길을 내어 마치 작은 못처럼 파 그 안에 커다란 돌을 놓아 그 밑에 유골을 모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입구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장사를 지냈으므로 이 바위를 대왕암 또는 대왕바위로 부른다.

대왕암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이견대는 왜병을 진압하고자 감은사를 짓다가 끝내 다하지 못하고 죽은 문무왕을 대신해 그의 아들인 신문왕이 불사를 끝마쳤다. 그는 금당 뜰 아래 동쪽을 향하여 구멍을 하나 뚫었는데 용이 된 문무왕이 바닷물을 타고 절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했다. 용이 절집에 들어와 돌아다니게 한 곳이 이견대라 하였고, 용이 들어온 절집을 감은사라 했다. 지금의 감은사지가 그곳이다. 감은사지에는 똑같이 생긴 두 개의 감은사지 동, 서탑이 있는데 신라 석탑 중 완성도가 보이는 가장 오래된 탑이다.

경주 해안 드라이브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여행지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감포항이 적당하다. 내년이면 개항 100주년을 맞이하는 감포항은 드나드는 어선이 많아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으로 꼽힌다. 바다를 전경으로 한 3, 8일에 열리는 재래시장과 새벽에 들어오는 어선에서 내린 생선을 경매하는 풍경은 진경으로 사진 찍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포구가 바로 옆에 있어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이 많아 이곳의 횟집들에서 내는 썰어내는 회는 그 식감이 유난히 더 찰지고 고소하다.

감포항 인근 경주 풀빌라 펜션인 스톤앤비치 풀빌라는 전객실 오션뷰 스파 객실로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의 노곤함을 풀 수 있는 곳이다. 풀빌라 펜션에는 이국적인 여름여행을 선물할 야외 수영장과 개별 수영장이 오픈 준비 중이다. 휴가철 가족과 연인이 머물 수 있는 객실도 다양하다. 최근 신축한 곳으로 모던한 인테리어와 심플한 가구, 카페, 엘리베이터 등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고루 갖추고 있다. 깔끔한 호텔식 침구류가 편안함을 만들어 주고, 펜션 숙박객에게는 조식 서비스가 제공된다. 룸 안에서 보는 일출과 동해의 푸른 바다가 일품인 곳으로 스톤앤비치 풀빌라펜션 앞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감은사지 석탑 모양을 본떠 새롭게 만든 송대말 등대로 이어져 하얀 등탑과 푸른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로 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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