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을 포함해 11개 국가 900명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 연구 결과, 우주 팽창시키는 암흑 에너지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하는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국제 공동 연구진은 약 1500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를 포함하는 3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해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약해졌다고 발표했다.
 | DESI 연구진이 만든 수백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의 거리와 방향이 찍혀 있는 우주의 3차원 지도.(자료=한국천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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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우주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DESI를 이용해 3차원 우주 지도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 키트피크 산꼭대기에 있는 5000개의 작은 광섬유 로봇들로 구성된 다채널분광기를 장착한 망원경으로 먼 은하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암흑에너지를 연구한다.
이들이 연구한 암흑에너지는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는 요소이다. 우주의 팽창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는 이론인 표준 우주론 모형에 따르면 우주 가속팽창의 원인인 암흑에너지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수로 취급된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서 우주를 팽창시킨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지난 45억년 동안 10%씩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대로라면 우주의 팽창 가속도가 점점 줄어 현재 표준 모형을 수정해야 할 수 있다.
이형목 중력파우주연구단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현대 우주론에서 가장 큰 수수께끼중 하나인 암흑에너지의 성질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