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금융권, 매출액 중심 대출관행으로 자금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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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형 금융 기준으로 대출관행 개선 요구
설 명절 필요자금 2.1억 중 5700만원 부족…전년대비 자금사정 악화
평균 휴무 5일·1인당 65만원 상여금 지급 예정
  • 등록 2016-01-26 오후 12:00:00

    수정 2016-01-26 오후 12: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경남에 있는 목재가공 중소기업 A사(매출 50억원)는 금융권의 매출액 위주의 대출 관행때문에 이윤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매출 신장에만 주력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대출 받으려다가 회사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울산에 있는 식품제조사 B사(매출 17억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B사 관계자는 “창업한 지 3년이 되지 않아 실적이 저조하다보니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이 금융권의 매출액 중심의 대출관행이 여전히 지속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설 명절을 앞두고 86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융기관 거래서 애로사항으로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3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기중앙회는 “자금사정이 곤란한 이유 1위가 ‘매출 감소’(75.1%)로 나타나는 등 중소기업은 금융권의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 관행으로 부족한 자금을 대출해 조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9.2%가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한 업체 비중(44.3%)보다는 4.5%포인트 줄었지만 매출액이 적은 중소기업일수록 자금사정도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기업들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1700만원으로 지난해(2억800만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 가운데 부족한 금액은 575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26.4%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는 “지난해보다 설 자금 수요는 약 900만원 늘어났지만 확보율은 낮아지고 부족율은 늘어나는 등 설 자금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자금사정 곤란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부진’이 75.1%로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지연(35.9%) △납품단가 인하(24.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서비스업(87.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이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자금사정이 곤란해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려도 재무제표 중심의 대출관행이 이어져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기중앙회는 “경기변동, 기술개발 등의 이유로 일시적 매출감소를 겪은 기업에 대해서는 성장성, 기술력 위주의 기업평가를 강화하고 선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이원섭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경기 변동에 취약해 매출액 변동이 심한 영세 중소기업일수록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출액 등 정량정보가 아닌 정성정보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관계형금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내수침체 등으로 경기전망이 어두워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는 증가하지만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중기 대출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급격한 여신축소나 대출금리 인상보다는 어려운 때일수록 전향적인 태도로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이번 설 명절에 대부분 5일 휴무를 계획하고 있으며 1인당 65만원의 상겨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용어설명>

*관계형금융: 은행과 기업 간 장기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업계평판, 경영자의 경영능력 등 비계량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대출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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