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메시지도 연일 강경해지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민주당 주류인 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기 위한 이 대표의 행보가 갈수록 조급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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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표 “노무현 검찰개혁 좌절돼 오늘 이른 것”
이낙연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좌절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공수처의 필요성은 1996년부터 제기됐지만 검찰과 기득권에 의해 매번 좌절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결정을 비판하는 검사들을 향해서는 서슴없이 ‘검란(檢亂)’이라고 칭하며 비판했다. 검사들의 행동을 ‘진압해야 하는 반란’ 정도로 치부한 셈이다. 친노·친문 진영의 검찰에 대한 뿌리 깊은 적개심과 불신에 기대는 모양새다.
대표 임기 3개월이 지나고 3개월여가 남은 시점에서 공수처마저 없다면 그가 이룬 성과로 내놓을 것도 마땅치 않다. ‘국난 극복’을 앞세웠지만 코로나19는 다시 재확산 중이다. 이 대표가 ‘부동산 정책 반성에서 출발하라’고 만든 미래주거추진단은 현장 방문 때마다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놓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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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정조사’ 꺼냈다 野에 빌미 제공
지난주 이 대표가 가장 처음으로 언급했다가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준 ‘윤석열 국정조사’는 그가 얼마나 조급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민주당을 향해 “‘이낙연 패싱’을 멈추라. 말씀의 무게가 그 정도밖에 안 되냐”며 “도대체 왜 이렇게 집권 여당 대표의 영이 서지 않는가”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친문 결집하자 조급증…연일 강경해져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평소 신중한 성격이 강점인 이 대표가 왜 국정조사를 꺼내고 갑자기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민주주의 4.0’ 출범 이후 이 대표가 더 급해진 것 같다. 사실상 이 대표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현역 의원 56명이 결성한 매머드급 조직인 민주주의 4.0는 ‘친문 대선 후보 추대설’을 강력 부인했지만 충분히 그런 오해를 살 만 하다. 친문 계파 정치를 한다며 비판을 받고 해체한 ‘부엉이 모임’이 주축이 된 데다 대선 캠프 구성을 앞둔 시점이어서다. 또 정권 재창출을 위한 모임이라면서도 여권 양대 대권 주자인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빠졌다. 친문 의원들은 사석과 공개 석상을 가리지 않고 ‘제 3의 후보’를 말하고 있다.
안 그래도 짧은 7개월의 임기 동안 번번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으로 자가 격리된 것도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전당대회 당시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됐던 그는 취임 이후에도 3개월 동안 3번을 자택에서 스스로 대기하거나 자가격리됐다. 더군다나 지금은 공수처와 기업 3법, 예산안 등 법안 처리가 집중되는 정기국회 끝자락이다. 이 대표의 자가격리는 오는 3일 정오에 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