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LG전자..구본준의 '독기 경영'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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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취임 6개월만에 흑자전환 성공
"임직원들 태도 변화에 실적도 개선"
  • 등록 2011-04-27 오후 3:14:10

    수정 2011-04-27 오후 3:14:10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의 이른바 '독기 경영'이 결실을 맺는걸까. 지난해 하반기 내내 적자 늪에 빠져있던 LG전자가 3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휴대폰 사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상승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에 밀렸던 TV사업 부문도 정상궤도에 오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실제로 구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LG전자(066570)의 달라진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출근시간이 앞당겨진 것 정도는 단지 표면상의 변화일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임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 화끈한 '구본준 리더십'.."사람 빼고 다 바꿨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석한 구 부회장은 "예전 LG전자는 강하고 독하게 실행도 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무너졌다"며 '독한 LG'를 주문하고 나섰다.

또 '2011년 5大 중점 관리 항목'을 발표하면서 매월 현장점검 등을 통해 이를 꼼꼼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LG전자의 새 슬로건 ‘Fast, Strong & Smart’도 임직원들에게 공개됐다. 지난해 말 예년에 비해 조직개편을 일찍 단행한 것도 올해 사업을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자는 데에 있었다.

당시 조직개편은 크게 ▲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 ▲ 철저한 미래준비 ▲ 경영혁신 가속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방향에 맞춰졌다.

특히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구 부회장은 품질 강화를 제1의 목표로 내세웠다. 이어 그는 신년사에서도 "제조업의 힘은 R&D, 생산, 품질과 같은 기본 경쟁력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사장급 경영혁신부문(남영우 사장)을 신설해 품질관련 조직 강화하고, 협력회사에도 생산성 혁신 지원을 대폭 강화해 우수한 부품 품질확보에 나섰다. '품질경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이뤄진 것이다.

◇ "이제부터 시작" 독해진 사내 분위기

"처음에는 정신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진짜 일할 맛이 난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 조금은 독해진 것 같아요. 귀가가 매일 늦어 집에는 좀 미안하긴 하지만.."

 LG트윈타워 전경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의 김 모 과장은 웃으며 말했다. 올해들어 그의 출근 시간은 아침 8시로 1시간 앞당겨졌다. 비록 오후 5시 퇴근이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그 시간에 집으로 가는 직원은 거의 없다. 특히 그가 속한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지는 바람에 '적자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곳.

"다른 사업부서 직원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자는 분위기가 큽니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말 서울스퀘어빌딩에서 금천구 가산동 MC연구소로 통합 이전했다. 이번 통합 이전은 연구소장 출신의 박종석 본부장이 휴대폰사업 특성 상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감안해 현장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지만, 본부장이 ‘독한 LG’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전 조직을 통솔하려면 한 지역 통합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서울스퀘어(서울역)보다 상대적으로 외곽인 가산동으로 이전해 직원들이 ‘독기’를 품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결국 2011년 전략폰인 '옵티머스 2X'가 만들어졌고, 회사측 설명이 맞다면 "없어서 못 팔릴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1분기 휴대폰 실적은 여전히 적자지만 그 폭은 눈에 띄게 줄었다.

다른 사업본부들도 과거보다 독해지기는 마찬가지다. 떠나는 고객을 매장 안에서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문 밖에 까지 따라 나가 인사하는 '고객 그림자 밟기'라든지 퇴근 이후에 자사와 경쟁사의 제품의 장단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토론하는 '거울 회의'등은 '독기 경영'의 결과물이다. 고객들로부터 딱지 맞은 불량제품을 부숴버리는 현장을 직원들에게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 또한 '독기경영'의 한 사례다.

특히 1월에 발표된 '차세대 리더 육성방안'은 임직원들의 경쟁 본능을 자극했다. 동기 부여가 되는 만큼 사내 경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의 보상이 따른다"는 어쩌면 진부하기까지한 원칙 역시 구 부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다.

LG전자 또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떨어져있던 직원들의 사기가 1분기 흑자전환을 계기로 완전히 역전됐다"며 "얼마전 부회장께서 'LG전자는 이제 1회초 시작'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직원들 역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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