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일본서 '감사 편지' 받은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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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署 양희곤 경장
  • 등록 2014-02-07 오후 7:30:59

    수정 2014-02-07 오후 7:30:59

(서울=연합뉴스) “너무나도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미처 감사의 뜻을 다 표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형사4팀 양희곤(29) 경장은 지난달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봉투에 찍힌 소인은 뜻밖에도 일본.

작년 연말 동대문구 신설동의 한 주택가 원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A(35·여)씨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였다.

7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로 5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종종 돕는 한편 일본인 유학생을 상대로 한국어도 가르쳐줬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원룸에서 “미안하다”는 유서 한 통을 남긴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그달 내야 할 가스비를 봉투에 넣어 출입문 앞에 올려 둘 정도로 사려 깊은 성격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새해 벽두부터 비보를 접하고 한국을 찾은 어머니는 “자살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사건을 맡게 된 양 경장은 유족을 상대로 유서가 발견된 정황 등을 꼼꼼히 설명해 주고, 서울에 연고가 없는 유족에게 가까운 숙박 업소 안내까지 해줬다.

경찰은 고인이 평소 친구가 많았다는 말에 이별을 나눌 시간을 마련해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분향소를 차리도록 설득했다.

A씨의 어머니는 이후 양 경장에게 편지를 보내 “아직 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다시 서울에 간다면 꼭 식사라도 함께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 경장은 “‘내 친누나였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사건을 처리한 것 뿐”이라며 “유족이 인사를 하면서 감사하다며 큰절을 해 가슴이 뭉클했다. 잊지 못할 사건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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