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한 사모펀드운용사가 올해 들어 여섯 건의 볼트온 인수를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볼트온이란 사모펀드(PEF)운용사가 산하 투자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업체 혹은 연관 업종의 기업을 사들여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인수·합병(M&A) 전략이다. 다만 사모펀드운용사가 하나의 포토폴리오를 위해 한 달에 두 개 이상의 볼트온 M&A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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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애나캡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올해 초 6개의 보험 서비스 기업을 인수했다. 유럽의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애나캡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유럽의 금융 서비스 및 핀테크 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운용사로, 주로 인수 후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 회사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기준 55억유로(약 8조 3318억원)이다.
애나캡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올해 1월 초에만 네 개의 보험 관련 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회사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사이자 독일 기반의 보험중개사인 MRHT를 앞세운 M&A가 눈에 띄었다.
MRHT는 지난달 1일 독일의 바바리아AG를 품었다. 5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바바리아 AG는 고급 요트와 개인 항공기, 클래식 자동차 등 고급 자산에 대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개인 맞춤형 보험 상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애나캡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MRHT의 서비스 범위를 고급 자산까지 확장하게 됐다.
MRHT 또 관광 산업 분야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어투라’와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보험중개사 ‘프랭크 라우쉬 앤 콜레젠’, 그리고 무역 및 공예 산업에 특화된 보험중개사 ‘아스퍼트’를 품기도 했다. 관광업과 중소기업, 무역 관련 기업고객을 두루두루 확보해 유럽 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로부터 불과 20일 후인 1월 말 애나캡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사들과의 볼트온을 고려해 네덜란드 기반의 회계 서비스사 DK어카운턴트앤어드바이저와 이탈리아 보험중개사 엣지그룹을 인수했다. 우선 DK어카운턴트앤어드바이저는 지난 2019년 이후 8건의 볼트온으로 외형을 확장한 기업으로, IT 플랫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대형 회계법인에 대적할 만큼 네덜란드 안에서 관련 산업을 꽉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나캡은 DK어카운턴트앤어드바이저 인수로 분산된 네덜란드의 회계·컨설팅 시장을 통합할 뿐 아니라 기존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애나캡이 가장 최근 품은 이탈리아의 엣지그룹 역시 2014년 설립 이후 12건의 크고 작은 M&A로 외형을 확장한 보험중개사다. 애나캡은 기존 포트폴리오와 엣지그룹 역량을 더해 이탈리아 최대 중개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나캡은 이러한 행보는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지역 및 산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인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