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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NH투자증권이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31일 여의도 본사에서 미국 인수합병(M&A) 전문 IB인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에버코어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9개국에 14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2조달러(2200조원)에 달하는 M&A 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자문수수료 기준으로 도이치방크,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IB들을 제쳤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국내에서는 IB 전 부문에서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번 제휴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해외 영업망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제휴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영국, 멕시코, 브라질 등 에버코어가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지역에서 M&A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버코어는 자기계정(북) 없이 자문 업무만 수행한다. 앞으로 에버코어가 수주한 M&A에 NH투자증권이 직접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그동안 크로스보더 딜을 못했던 것은 해외 거점이 없었기 때문인데 이번 제휴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가 국내 M&A 정보를 에버코어에 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해외 진출 확대는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책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언제까지 국내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싸워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해외에 나가 싸우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JP모건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