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기도 전에 '친문' 검사들 잇단 사의…검찰 지형도 변화 서막

김관정 수원고검장·이정수 중앙지검장 사의 표명
심재철·이종근·이성윤 등 고위간부 거취 주목
  • 등록 2022-05-17 오전 11:30:50

    수정 2022-05-17 오전 11:30:36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친문(親文)’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찰 간부들이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친문 검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이른바 ‘윤석열 라인’의 대표 주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르면 17일 임명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후보자와 반대편에 섰던 검사들의 연쇄 사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사진=연합뉴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 검찰국에 사의를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를 통해 “공직의 길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앞서지만,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2000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법률자문관 겸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활동한 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 요직을 거쳤다. 고교 선배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됐고, 6월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이 됐다.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이 지검장의 사의는 다른 검찰 고위 간부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친정권 검사’로 꼽혔던 검사들의 줄사퇴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석열 라인’인 한 후보자의 취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좌천성 인사가 있기 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중 김관정 수원고검장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 고검장은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는 다른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이 꼽힌다. 심 지검장은 추 전 장관 때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고,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 징계 조치 당시에도 깊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 법무부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을 지낸 이 지검장 역시 전임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역시 윤 대통령 징계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 고검장의 경우 피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당장 퇴직은 어렵다는 분석이 따른다. 국가공무원법 78조의4 제2항에 따르면 비위와 관련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은 퇴직을 희망하더라도 허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수사 무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고검장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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