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요구 여자친구 흉기 살해한 20대, 징역 20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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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협박 끝에 흉기로 11차례 찔러 살해
"잔혹한 범행수법…양형 부당하지 않아"
전자발찌 부착은 재범위험성 부족으로 기각
  • 등록 2025-05-30 오후 12:00:00

    수정 2025-05-30 오후 12:00: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교제하던 여자친구를 흉기로 11차례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에 대해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중학교 후배였던 B(20·여)씨와 지난해 2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교제 직후부터 A씨는 B씨에게 강한 집착을 보였다. 이성 지인들과 만나거나 연락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동성 지인을 만날 때도 장소를 확인했다. 실시간 위치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설치까지 제안했다.

B씨가 “숨이 막히고 잘 맞지 않으니 헤어지자”며 수차례 결별을 요구했지만, A씨는 “난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며 거부했다. 지난해 5월 1일 새벽 B씨가 재차 결별을 요구하자 A씨는 편의점에서 과도를 구입한 뒤 “나 칼 사서 집가”, “죽을 건데”라며 B씨를 협박했다.

5월 21일 새벽 A씨의 집에서 B씨와 다른 이성과의 관계를 두고 말다툼하던 중, A씨는 화가 나 B씨의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이후 의식을 잃은 B씨의 배 위로 올라타 과도로 목·가슴·배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양형기준에 따라 이 사건을 ‘보통 동기 살인’으로 분류하고, 특별가중인자로 ‘잔혹한 범행수법’을, 특별감경인자로 ‘처벌불원’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기절한 피해자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과도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며 “범행의 구체적 수법, 사용된 흉기의 형태, 가격 부위와 강도,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잔혹한 범행수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 유족이 합의하여 관대한 처분을 요청하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했다.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재범위험성 평가 결과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장기간 징역형 선고와 집행을 통해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심은 피고인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 측은 “원심이 ‘잔혹한 범행방법’을 적용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통상의 정도를 넘어서는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가하여 살해했다”며 “이는 잔혹한 범행수법을 사용한 경우의 유형 중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사 측의 양형부당 주장과 전자발찌 부착명령 기각에 대한 항소도 모두 기각됐다.

대법원은 이같은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교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에서도 범행 수법이 잔혹할 경우 양형기준상 가중요소가 적용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다만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단순히 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고, 재범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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