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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과 함께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캐나다의 미국 51번째 주(州) 편입 등 ‘영토 확장’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브랜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발언이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고 짚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막강한 힘을 가지면서 약소국의 정치적 독립과 영토 보전을 방어하는 체제를 구축했고, 자유주의 질서는 무역의 발전과 경제적 성장을 안겼다.
브랜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면 기존 국제 사회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을 구심점으로 하던 글로벌 안보 환경이 악화되고, 국제 협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는 약소국의 주권 위협, 국제법의 권위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국제 관계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여타 강대국들의 유사한 행동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브랜즈 교수는 내다봤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와 중국이었다. 지난 2008년, 2014년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빼앗은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고자 전쟁을 시작했고,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했으나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영토 확장’ 발언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토 확장 야망을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지적이었다.
브랜즈 교수는 자유주의 질서, 즉 영토 확장의 쇠퇴가 현대의 가장 위대한 성취 중 하나이고, 이 같은 흐름이 되돌아 온다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비극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