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당겨진 이란 제재..정부, 멜라트銀 폐쇄 여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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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제재법 시행세칙 연방관보에 게재
중립적 입장 유지 힘들어..제재 수위 주목
  • 등록 2010-08-17 오후 9:13:34

    수정 2010-08-18 오전 9:18:49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미국이 지난 7월1일 발효된 포괄적 이란 제재법((CISADA)의 시행세칙(ISFR)을 17일 연방관보에 올렸다. 우리나라 정부가 예상했던 10월1일보다 한 달 반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의 시행세칙이 10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시간을 가지면서 대응책 마련을 모색했던 정부의 구상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정부가 이란 제재에 어떤 전략적 선택을 내놓을지에 주목된다.

◇ 美 "대량살상무기 획득 또는 개발노력 지원은 제재대상"

미 재무부가 이날 연방관보에 게재한 포괄적 이란 제재법 시행세칙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획득 또는 개발 노력을 지원하는 행위는 제재 대상이 된다. 또 이란 정부의 국제테러조직 지원을 돕는 행위도 제재 대상이다.

여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것도 제재 대상이 된다고 언급돼 있다. 특히 WMD 거래와 연결된 금융거래 또는 돈세탁과 관련된 이란 은행들의 거래 행위도 제재 대상으로 규정했다.

◇ 美 "대이란 제재 조속 동참 촉구"..韓 모호성 전략 유지 힘들어져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시행세칙이 나온 것은 이란 제재에 한국이 조속히 참여해 주기를 바라는 미국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는 해석이다.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치와 위상에 맞게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며 한국의 조속한 이란 제재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시행세칙은 90일 이내에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란 제재에 대한 시행세칙은 그 절반 시점에 발표가 이뤄졌다”며 “이는 미 행정부가 이란 문제에 어느 정도 강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이란과의 교역 등 중동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해 미국의 동참 요구에 선뜻 응하지 못했다. 사실상 `돌아가는 사정을 지켜보고, 최대한 늦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이는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원유수입 중단, 이란 건설시장 철수 등 경제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란은 한국이 독자적 제재를 가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이날 시행세칙이 나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지켜온 모호성 전략을 더 이상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시행세칙 정밀분석"..최종 판단은 `청와대`

미국 측 요구의 핵심은 이란의 동아시아 금융창구 역할을 하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폐쇄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쳐놓은 촘촘한 경제 제재망이 한국 쪽에서 새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재정부를 축으로 6개 부처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대응책을 논의해온 정부는 이날 게재된 시행세칙에 대한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관보에 게재된 50쪽 분량의 내용 중 18쪽이 매우 전문적이어서 관계부처와 함께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한 원유 수입, 정상적인 무역 거래가 제재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입장을 현 상황에서 거론하기는 어렵고, 최종 판단은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한 뒤 청와대에서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지난 6~7월 멜라트 은행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현재 발표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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