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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노무라에 따르면 소날 바마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4월 1~20일 수출은 미국의 관세가 아시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첫 번째 하드 데이터(정량적·객관적 경제지표)”라며 “아시아 수출 증가율의 두 자릿수대 하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관세청은 지난 21일 4월1~20일 우리나라 통관 기준 수출액이 339억달러(약 48조원)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줄었다고 밝혔다. 이 추세대로라면 4월 월간 수출도 설 연휴가 있었던 올해 1월 이후 석달만에 감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도 반도체를 뺀 모든 품목의 수출액이 감소했다. 승용차(37억달러·6.5%↓)와 철강제품(24억달러·8.7%↓)은 미국 품목관세 부과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수출액(22억달러)은 국제유가 하락까지 더해지며 22.0%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9억달러·0.5%↓), 컴퓨터주변기기(4억달러·23.3%↓), 가전제품(4억달러·29.9%↓)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노무라는 “전체적으로 한국의 조기 수출 데이터는 기대보다 매우 부진하며, (상호관세 유예에도) 본격적인 관세 부과에 앞서 수출이나 수입 물량을 늘리는 프론트로딩(front loading)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뿐 아니라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으로의 수출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미 관세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 외에도 공급망 내 중간재 수출이라는 간접 경로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노무라는 “미국의 관세 인상, 글로벌 무역 부진, 투자 및 자본재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해 아시아 수출 증가세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반도체 수출은 견조하지만, 반도체 및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논의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