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지진 안전 사각지대… 주택 10곳 중 9곳 내진설계 못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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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설계 대상 12만6116동 중 1만5954동만 안전 확보
빌라·다세대주택 필로티 방식 건물, 안전에 취약해
  • 등록 2017-11-16 오전 11:18:23

    수정 2017-11-16 오전 11:18:2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전국이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진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 내 저층주택 39만5668동 중 내진설계 대상은 12만6116동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1만5954동으로 전체의 1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진설계가 필요한 주택 10곳 중 9곳이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자료: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실 제공
단독주택의 경우 내진설계 대상 8만255동 중 내진성능이 확보된 건물은 1만270동(12.8%)에 불과했다. 아파트의 경우 대상건물 4만5861동 중 5324동(11.6%)만 내진성능이 확보돼 지진 안전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서울 지역 저층주택은 총 116만821가구로 전체주택( 283만857가구)의 4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5개 자치구에서는 은평구, 송파구, 강서구 등의 순으로 저층주택이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진설계 기준은 1988년 마련됐기 때문에 20~30년 전 건설이 많이 된 단독주택의 경우 제대로 된 내진 성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1월부터 민간건축주의 내진성능 확보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가 많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필로티 구조 건물. (사진=연합뉴스)
특히,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1층에 벽 대신 기둥을 이용해 건물을 올리는 개방형 건축형식인 필로티 방식 주택이 지진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지난 2002년 ‘다세대 다가구 주택 1층 주차장 설치 의무화’를 계기로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됐다. 정부는 2014년 필로티 구조 설치 높이를 건물 높이에 포함시키지 않도록 건축법을 개정하는 등 필로티 구조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현재 1층에 상가시설이나 주차장 등을 두고 위층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둔 빌라나 오피스텔은 대다수 필로티 구조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건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하부 층이 약한 탓에 지진에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포항 지진에서는 필로티 구조에서는 1층의 기둥이 파손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5년 개정을 통해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기준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은 전체 건축물의 6.8%에 불과했다.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은 40.9%, 민간 건축물의 내진율은 30.3%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내진설계 적용 대상을 ‘2층 또는 200㎡ 이상 건물’로 확대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2월부터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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