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는 다른데···왜 계속 같은 누리호?[우주이야기]

1.5톤급 실용위성 저궤도에 투입하는 한국형발사체
KTX·무궁화호처럼 같은 기체이나 고객 따라 노선 달라
2027년까지 세 차례 추가 발사···차세대로켓 개발 예정
  • 등록 2023-06-05 오후 4:28:55

    수정 2023-06-05 오후 4:35:0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산 로켓 누리호가 지난달 25일, 3차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임무고도(550km)에 도달한 누리호에서 분리된 위성들은 현재(5일 기준) 8기 중 2기를 빼고 우주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진짜’ 위성을 우리땅에서 우리힘으로 쏘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사가 3차라는 점에서 지난 1,2차 발사와 임무가 다른데 왜 계속 로켓 이름을 ‘누리호’라고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왜 일까요? 한마디로 KTX·무궁화호처럼 기체가 같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차세대발사체가 개발된 이후에야 이름이 바뀐다는 것이죠.

누리호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이번 달까지 1조 9572억원을 투입해 만든 한국형발사체입니다.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로켓을 뜻합니다.

앞선 1,2차 발사는 누리호가 제대로 개발돼 성능에 맞춰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 1차 발사에서 위성 궤도투입에 실패했지만 2차 발사에서 성공하면서 로켓 개발을 제대로 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개발한 로켓에 고객이 만든 위성들어 실어 원하는 지점에 보내는 역할을 하면서 로켓에 인공위성을 안전하게 실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누리호는 마치 서울역에서 타는 KTX, 무궁화호 기차처럼 이미 정해진 규격과 성능이 있습니다. 가령 기차는 시간대별로 지나가는 정거장, 종착지가 다릅니다.

누리호도 마찬가지로 고객(위성을 만드는 대학, 연구소, 기업)에 따라 노선이 다릅니다. 이번 발사에서도 2차 발사(고도 700km)와 달리 고객(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요구에 따라 550km로 노선(고도)이 설정됐습니다.

고도가 달라지면서 비행절차나 약간의 외형은 기존과 미세하게 달라졌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 사전브리핑에서 “연료와 산화제 탑재량을 소폭 조정하고, 3단 연소 시간이 짧아지는 등 소폭 변화만 있을 뿐 기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누리호는 애초 기체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도 신청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기체를 활용하는 반복발사 사업만 통과됐습니다. 따라서 누리호는 우리나라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앞으로 2025년(차세대중형위성 3호), 2026년(초소형위성 2~6호), 2027년(초소형위성 7~11호)까지 총 3차례 발사를 더하게 됩니다. 임무는 다르지만, 여전히 로켓은 같은 셈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은 이와 별도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약 2조 132억원을 투자해 달까지 갈 수 있는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누리호가 소형 위성들을 지구저궤도에 투입한다면 앞으로 개발될 차세대발사체는 ‘멋진 이름’을 달고 달까지 가서 우주탐사 임무를 하는데 쓰게 될 전망입니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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