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자본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개인은 1년에 5만달러(약 7600만원)까지만 해외로 보낼 수 있다. 또 이민을 가도 자산을 들고 갈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하지만 중국 부자들은 경기둔화 우려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드라이브에 불안해하며 재산을 해외로 옮길 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세계 금융회사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은 사상 최대인 약 8070억달러(약 1227조원)로 추산됐다.
맞춤 조끼 안감에 지폐 뭉치를 숨기거나 생면부지 102명의 송금 한도를 빌리는가 하면, 사지도 않은 다이아몬드의 수입 대금을 결제하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또한 대부분은 자본 통제를 피하게 도와주는 거대한 지하 산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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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현금을 직접 들고 나가는 것이다. 여행 가방과 차량, 선박에 숨겨 주로 홍콩·마카오로 향한다. 단속이 강화되며 위험해졌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2024년 홍콩 록마차우 검문소에서는 맞춤 조끼에 약 33만홍콩달러(약 6400만원)어치 미신고 지폐를 숨긴 62세 여성이 붙잡혔다.
지하은행과 가짜 청구서…조직·기업형 수법
가장 흔한 통로는 ‘하왈라’로 불리는 비공식 송금망, 즉 지하은행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본토 고객이 중국 안에서 중개책에게 돈을 건네면, 같은 조직의 해외 일당이 약속한 금액을 고객의 해외 계좌에 넣어준다. 돈은 실제로 국경을 넘지 않고 장부만 오가는 셈이다. 영국 국가범죄청(NCA)에 따르면 이들은 마약 밀매·담배 밀수·인신매매 등 범죄 수익으로 거래를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중국과 영국에 거점을 둔 조직이 런던의 수취인에게 먼저 돈을 내주고, 나중에 상하이의 지하은행업자에게서 돌려받는 식이다. 2021년 중국 간쑤성에서는 자산 756억위안(약 17조원) 규모의 지하은행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사자마자 환불에 코인까지…우회 결제 수법
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은 정상 소비여서 통제에 걸리지 않는다. 이를 노려 본토 은행카드로 해외에서 고가 시계나 보석을 산 뒤, 거래를 취소·환불받거나 곧장 되팔아 현지에서 현금을 손에 쥐는 수법도 있다. 마카오의 보석상과 전당포가 오랜 단골 통로였다. 카지노도 자금 반출 창구로 쓰이자, 당국은 2014년 수백억위안이 빠져나간다는 우려 속에 카지노 내 휴대용 결제 단말기 사용을 단속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은 마지막 우회로다. 중국은 2017년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금지했지만, 위안화를 몰래 코인으로 바꿔주는 음성 브로커망은 살아남았다. 당국이 2021년 채굴 근절을 선언하고 2022년 코인 자금 조달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았는데도 여전하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중국어 자금세탁 네트워크가 지난해 약 161억달러(약 24조원)의 불법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추산했다. 당국은 최근 본토 고객의 해외 주식 거래를 도운 외국 증권사까지 정조준하고 나섰다. 막는 자와 빼돌리는 자의 숨바꼭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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