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뇌관…경고등 켜진 자영업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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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7-30 오후 3:19:13

    수정 2015-07-30 오후 3:19:13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2년 전 서울 동대문에 점포를 내고 옷 장사를 시작한 김모(33)씨는 최근 사업을 접었다. 사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주변에 유동인구가 많아 사업이 잘 될 거라고 봤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나마 드문드문 이어졌던 손님들의 발길은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뚝 끊겼다. 점포를 내려고 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8000만원을 받은 김씨는 당장 은행에 이자 내는 것부터 부담이다. 김씨는 “일단 어떻게든 이자만 갚고 수년간은 대출만기를 연장하는 수밖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가 짊어 진 은행 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는 바닥을 향하고 있는데 이들의 은행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후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자영업자들은 빚 갚을 능력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들을 상대로 대출영업에 집중해 온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영업 대출 반년 만에 13조4천억 증가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22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09조 5000억원)보다 13조 4000억원(6.3%)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자영업자 대출이 연평균 15조 9000억원씩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한 해치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 상당수가 집을 담보로 주택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영업자의 은행 빚은 300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 부진에도 자영업 대출이 급증한 건 금리가 낮아 자영업자의 은행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그나마 수익이 괜찮은 이들을 상대로 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나 은행은 자영업 대출 문제가 아직은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긴 하지만 6월 말 현재 연체율은 0.46%로 지난해 말(0.5%)보다 줄었다”며 “아직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A은행 부행장은 “시중은행 대부분 자영업자에겐 우호적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대출잔액이 많이 늘긴 했지만 담보 대출도 많아 아직까진 건전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땐 자영업자 직격탄

문제는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빚더미에 몰린 자영업자들로선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46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9000명 감소한 상태. 특히 메르스 사태와 가뭄의 영향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는 악화하고 있다. 자영업자로선 빚 갚을 능력, 이른바 부채상환능력이 계속 줄고 있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내수침체가 지속되면 자영업자로선 점점 한계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대출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금이라도 자영업 대출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추후 금리가 올라가면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로선 원금 상환에 더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내수침체까지 이어지면 자영업자 대출은 정부의 관리가능한 수준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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