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서울 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첫 출근길에 수사팀을 ‘수사권이 없는 불법단체’라며 비판했다. 백 경정은 “공직자로서의 신념이 처음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임은정 동부지검장과는 소통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 |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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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경정은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셀프수사 논란’과 관련해 “저는 이해당사자가 아닌 수사 책임자”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수사 책임자가 수사를 하던 중 높은 사람으로부터 외압을 받으면 외압을 행사한 사람까지 수사해야 하지 않겠냐”며 “피해 당사자가 수사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합동수사팀이 검찰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불법 단체라고 주정했다. 백 경정은 “마약 게이트 외압 사건에는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돼 있다”며 “검찰은 고위 공직자를 수사할 수 없고, 검찰 스스로 수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동수사팀에 대해서는 “구성과 과정이 위법한,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불법 단체”라고 했다.
백 경정은 “인사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이고, 지금 출근 명령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은정 지검장과의 소통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소통과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로서의 신념이 처음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저는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들을 굉장히 존경해왔다. 그 길을 제가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하며 청사로 향했다.
백 경정은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부지검 합동수사팀으로 파견됐다. 그러나 백 경정은 “기존 합동수사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수사팀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동부지검은 합동수사팀을 해체하지 않는 대신 백 경정이 참여하는 5명 규모의 별도 수사팀을 새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세관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하던 중 외압을 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5명 규모의 별도 수사팀을 꾸려 ‘외압’ 부분을 제외한 수사를 맡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