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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계엄 정국이 시작된 지난해 12월에는 정치적 영향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새해 첫 발간했던 1월 경제동향에는 ‘정국 불안’을 경제심리 악화 요인으로서 제시했다. 특히 지난 2023년 1월 이후 2년만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데에 이어 이달도 2개월째 경기 하방 위험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건설업은 생산을 짓누르는 요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는데, 반도체(13.9%)와 자동차(2.1%) 등이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에서 생산이 9.3% 줄어들어 전체 증가폭이 제한됐다. 이는 그간 부진했던 서비스업 생산(1.2%)보다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3.1% 늘어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제조용 장비(27.2%), 정밀기기(27.3%) 등이 큰 폭 늘어난 바 있다. 다만 선행지표의 경우 반도체 관련을 제외한 일반산업용 기계(-23.2%), 전기기계(-16.7%) 등의 수주가 감소해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은 부진이 예상됐다. 같은 기간 건설기성은 9.3% 감소해 부진이 계속됐지만, 지난해 건설수주가 1년 전보다 7.2% 늘어나 선행지표는 일부 개선됐다.
특히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지난해 경기를 지탱했던 수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1월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3% 감소했는데, 이는 평소보다 이른 설 연휴의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4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4.3%)에 이어 7.7% 늘어 증가세가 유지됐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일반기계(-6.0%), 석유제품(-15.8%)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KDI는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수출 여건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KDI는 오는 11일 ‘경제전망 수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기존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낮은 2.0%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제시했는데, 월간 경제동향에서도 최근 계엄 여파와 대외 불확실성 언급이 이어진 만큼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