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테러'한 남고생…성범죄 적용 안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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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엔 신체접촉 없어 재물손괴 혐의 적용
대법원, 유사사건 강제추행 유죄 취지 판단
  • 등록 2026-09-14 오전 11:16:27

    수정 2026-09-14 오전 11: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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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여교사가 사용하는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은 10대 고교생에게 경찰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주교사노조 제공
사진=제주교사노조 제공
14일 서귀포경찰서와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은 건조물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고교생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A군은 지난 4월 2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몰래 들어가 여교사 B씨가 사용하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가 텀블러에서 수상한 액체를 발견해 학교 측에 알렸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 결과 해당 액체는 남성의 체액으로 확인됐다.

A군은 지난 6월 4일에 같은 학교 교실에 침입해 B씨의 의자에 소변을 본 혐의도 받는다.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경찰은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 물건에 체액을 넣은 행위는 기존 판례상 성범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23년 9월 경남에서도 남학생이 여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성범죄로 처벌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유사 사건에서 기존 판단을 뒤집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법원은 지난 7월 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손님이 미리 준비한 자신의 체액을 여성 업주의 커피에 몰래 넣어 마시게 한 사건에서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1·2심은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체액을 커피에 타 피해자가 마시도록 한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행위 그 자체로 성적수치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던 제주 사건에서도 강제추행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피해 교사는 사건으로 성적 수치심을 겪었다며 성범죄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대법원 판례 등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진행한 뒤 A군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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