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X같다"…'전자발찌 연쇄살인범', 욕설·발길질까지(종합)

전자발찌 끊고 도주 전후 2명 살해 후 자백
동부지법, 31일 살인 등 혐의 강씨 영장심사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 사회가 X같다"
  • 등록 2021-08-31 오후 2:10:04

    수정 2021-08-31 오후 2:10:04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자리에서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마이크를 든 취재진을 향해 발을 차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정에서 나온 강씨…“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살인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26일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다른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회색 모자를 쓰고 회색 옷차림을 한 강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동부지법 도착했다. 이후 “피해자를 왜 살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의 오른손을 왼발로 차면서 욕설을 내뱉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였다. 강씨의 발길질로 튕겨 나간 마이크는 취재진의 이마에 맞았다.

강씨는 취재진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보도나 똑바로 해 XX들아”라고 말한 뒤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약 50분간 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 21분쯤 법원에서 나온 강씨는 “어떤 점이 억울하세요”, “범행 사실 부인하세요”, “피해 여성은 왜 살해했느냐”, “피해자 유족분들께 하실 말씀 없느냐” 등 기자의 질문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라고 답했다.

또 “출소하자마자 사람을 둘이나 죽인 이유가 무엇이냐”, “반성 안 하느냐”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X 같아서 그런다”고 말했다. 강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강모씨의 모습이 지난 28일 서울시내 CCTV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전자발찌 훼손하고 여성 2명 살해…50대 연쇄살인범 구속 갈림길

강씨는 16년 전 가출소 당시 약 40일간 강도·절도·강제추행 등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1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원일)는 특가법상 강도·절도, 강도상해 등 혐의를 받는 강씨와 공범 3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5년, 12년, 10년을 각각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각각 원심을 확정했다.

특히 12년째 복역 중이던 강씨는 지난 2017년 전국 교정기관에 배포되는 교정 홍보물 ‘새길’ 여름호에 ‘용서를 구할 수 없어 용서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씨는 기고에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자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없이 할 만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며 ”제가 피해자였다면 그 강도 범행에 잔혹했던 순간을 잊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복수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저 제가 살아 있는 목숨이 더 죄스럽고 용서를 구할 길이 없다”고 참회 형식의 기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씨는 지난 5월 출소해 약 3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경찰과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강씨가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날인 27일에 강씨의 전자발찌가 훼손된 것을 파악하고 추적에 나섰다.

강씨는 추적을 피하려고 절단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린 뒤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강씨가 서울역 인근에서 자신을 찾으러 온 경찰관을 보고 도망쳤고 대중교통으로 지하철 김포공항역까지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 29일 오전 8시쯤 시신이 실린 피해 여성의 차를 몰고 송파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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