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신세계·CJ 등 19개 그룹 총수 이사등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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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9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발표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가능성"
무늬만 내부거래위원회..원안가결률 99.8%
  • 등록 2019-12-09 오후 12:00:00

    수정 2019-12-09 오후 1:39:51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자산 5조원 이상 총수 있는 대기업 집단 49개 그룹 중 19곳은 총수가 이사로 등재한 계열사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수가 있는 그룹의 경우 이사회 및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대부분이 원안 가결되는 등 이사회 기능도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발표한 ‘2019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자산 5조 이상 총수 있는 49개 그룹에서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곳은 19곳에 달했다. 한화(000880) 신세계(004170) CJ(001040) 미래에셋 태광(023160) 이랜드 DB(012030) 네이버(035420) 삼천리(004690) 동국제강(001230) 등 9개사는 총수 및 총수 2·3세 모두 이사 등재를 하지 않은 대기업집단이다. 특히 한화 신세계 DB 등은 총수2세가 그룹 및 계열사 경영에 상당수 관여를 하고 있는데도 이사 등재를 하지 않고 있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하지 않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한화 CJ 태광 등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그룹의 경우 총수일가가 이사 등재에서 빠지면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경우다. 시민단체에서는 불법을 저지른 총수일가는 경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이해진 총수는 GIO(글로벌투자책임자) 직함을 갖고 네이버 그룹 운영에는 개입하지 않고 해외 투자 분야에만 관여하고 있다.

공정위는 전반적으로 총수 일가가 이사 등재에 빠지면서 상법상 배임 등 책임에서 벗어나고 오히려 경영에 개입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일가가 이사를 하지 않으면서 실제 경영활동에 참여하고 지배력 행사하려는 경우가 있다”면서 “권한은 행사하되 이사와 관련한 책임 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분이 기저에 있는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내부거래의 경우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는 내부거래위원회가 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법상 설치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상장사 기준 2015년 24.7%에 불과한 내부거래위원회 비율은 지난해에는 41.6%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사회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을 보면 내부거래위원회는 99.8%에 달한다. 임원추천위원회(99.6%), 감사위원회(99.4%), 보상위원회(98.6%)의 원안 가결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공정위가 이사회에 상정된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 337건을 뜯어보니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내부거래 안건(331건) 중 수의계약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안건이 268건으로 전체 안건의 80.9%에 육박했다. 시장가격 검토·대안비교 및 법적쟁점 등 거래 관련 검토사항이 별도로 기재되지 않은 안건도 231건으로 68.5%에 달했다. 거래 상대방, 계약체결방식, 계약기간 및 계약금액만 기재된 안건도 21건이었다.

대규모 내부거래의 경우 그룹 시너지 차원에서 허용되긴 하지만, 총수일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공정위가 사후적으로 제재를 하고 있다. 총수일가 사익편취를 견제하기 위한 내부거래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

정 과장은 “불가피할 경우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를 비교 검토하는 과정이 생략돼 총수일가에게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의사안건이 형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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