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관영매체가 23일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이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더 큰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영문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이날 사설에서 “미국의 행동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목적과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의 폭탄이 국제 안보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어놨다고 짚었다.
 | 2022년 당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만의 마크란 해변에서 군사 훈련 중인 이란군(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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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GT는 전일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자국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으로 호르무즈 해협 여부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이에 대해 GT는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차단되면 국제 유가는 급격히 급등할 수밖에 없으며 글로벌 해운 안보와 경제적 안정성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동의 역사는 외부의 군사 개입은 결코 평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의 증오와 트라우마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보여줬다”며 “무력에 의한 미국의 강압 뒤에 숨은 거짓 논리는 평화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GT는 “관련 당사자들, 특히 이스라엘이 즉각적인 휴전을 이행하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열린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3곳 공습에 대해 “중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있는 이란과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 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목적과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동의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이란에 연락하기를 권한다”며 “중국은 원유 수입을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