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대학 캠퍼스도 두 쪽 났다. 주말인 지난 15일에 이어 또다시 캠퍼스 안에서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열리면서다. 학내 구성원뿐 아니라 일반 집회 참가자와 유튜버까지 몰리면서 캠퍼스는 아수라장이 됐다.
 |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참가자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서울대인 및 시민들이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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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내 탄핵 찬성 단체인 ‘윤석열 퇴진 쿠데타 옹호세력 규탄 서울대 공동행동 준비팀(공동행동)’은 1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2차 서울대 공동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공동행동 측과 탄핵 반대 측은 충돌했다. 보수단체 회원들과 학내 탄핵반대 단체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 회원들은 30m쯤 간격을 두고 속속 모였다. 이들은 1시간여 뒤인 이날 오전 1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불법 탄핵 각하하라’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집회 장소인 아크로광장을 두고 양측 진행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공동행동 집회에 나선 이은정 서울대 민주동문회 사무총장은 “이 신성한 아크로폴리스를 짓밟고 모욕하고 있는데 서울대 행정당국은 뭘 하고 있나”며 “자유를 무시하고 헌법을 유린하는 사람들이 무슨 보수입니까. 바로 저 사람들이 헌법 유린 세력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대 재학생인 강새봄씨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 사람들을 쫓아내 달라”며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 보장을 위해 극우를 쫓아내 달라”고 말했다.
 | 이은정 서울대 민주동문회 사무총장이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에서 탄핵 반대 측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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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서울대 교직원들은 참가자 간 구역을 나누기 위해 인간띠를 만들어 대응했다. 다만 집회 참가자들은 내내 서로를 향해 “윤석열 탄핵” “윤석열 수호”를 외치며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은 확성기를 통해 “빨갱이 꺼져” 등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어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21학번 김찬영씨는 “청년들은 입법 독재와 야당 단독 예산 삭감에 분노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고 맞섰다. 이들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적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부정선거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서울대 학생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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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을 두고 캠퍼스에서 충돌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서울대 캠퍼스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15일 오후 4시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100여 명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집회를 연 후, 1시간 뒤에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100여 명이 등장했다. 이들은 30여 분 간 말다툼과 욕설을 반복했고 서로 멱살을 잡는 등 충돌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대 캠퍼스 내 집회는 학교 측에 신고만 하면 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유튜버들도 상당수 모여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경찰과 사전 협의해 안전지대를 마련했고 집회 내내 구성원 안전 확보 등 집회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한 유튜버가 차 위에 올라타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현장을 중계하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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