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남평화시장 앞에서 30년 넘게 500원짜리 토스트와 커피를 팔던 한모(64)씨는 삶의 터전을 잃었다. 중구는 지난해 12월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노점 정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관광특구로 선정된 동대문에 노점이 점거하고 있으면 미관상 보기 안 좋고 보행하는 데도 불편을 줘 도로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오전 7시, 동대문 남평화시장과 맥스타일 사이 도로에 긴장감이 흘렀다. 중구는 노점을 철거하려, 상인은 노점을 지키려 대치했다.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노점상 서너명이 타박상을 입었지만 결국 중구는 포크레인으로 노점을 철거했다.
|
노점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상인은 막막해졌다. 동대문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 박성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정책국장은 “구에서는 대책 회의를 했다고 하지만 우리 의견이 하나도 반영 안 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갑자기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안도 없이 내쫓는 건 생존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어 이 관계자는 “노점 일부는 종업원을 수십명씩 고용하는 기업형 노점”이라며 “노점상 중 생계가 어려운 장애인, 저소득층 등에 보상이 필요하다면 그건 복지정책과에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