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기존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한 대구광역시에서 주변 소매업종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 매출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2012년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에도 힘이 실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 지난 1월 31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마트에 휴업일 변경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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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6개월(2월 12일~ 7월 31일) 효과 분석 결과 전통시장과 음식점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32.3%, 25.1%로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10일 8개 구·군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를 거쳐 특·광역시 단위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해 시행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후 6개월간 대구광역시에 있는 슈퍼마켓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8%,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은 6.6% 증가했다.
소매업종 매출 증가율은 의무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고 있는 인근 지자체인 부산(16.5%), 경북(10.3%), 경남(8.3%)보다 높았다. 의무휴업일 규제완화가 지역상권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실제 데이터로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편의점은 대형마트 집객효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2·4주 일요일 매출이 21.1%, 월요일 매출은 20.7%, 전체기간 매출은 23.1% 늘었다.
| (그래픽=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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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만족도 조사에서는 전체 600명 중 87.5%인 525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으로 대구시민의 쇼핑 편의가 크게 증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번 결과는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소상공인과의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소비자가 6개월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바로 적응하는 것을 보면 강제 의무휴업일 규제보다는 소비자의 소비 변화에 맞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