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직장 찾지 마시라" 40년 선배의 서울대 졸업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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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병 환자 치료 헌신 김인권 원장 "경쟁 치열, 존재감 나타내기 어려워..살아남아도 감성 무뎌질 것"
주위 밝히는 '피스메이커' 돼야
성낙인 총장, "선한 인재되어 달라" 당부
  • 등록 2016-08-29 오후 2:45:43

    수정 2016-08-29 오후 2:45:43

김인권(65)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2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0회 후기 학위수여식’. 이날 졸업생 축사 연사로 나선 김인권(65)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의 이색적인 당부가 눈길을 끌었다.

김 원장은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 때 재상 손숙오와 아들 손안의 일화를 들며 “누구나 생각하는 좋은 직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상하 수직관계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 여러분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기가 무척 어렵다”며 이렇게 조언했다.

“조금의 실수도 포용하지 않고 서로 상대방의 단점을 부각해 여간 강심장이 아니면 그 사회에서 무사히 살아남기 어렵고 또 살아남는다 해도 감성은 아주 무뎌지고 말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이 졸업생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한 이유다.

197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소록도병원, 여수애양병원에서 30여년 동안 한센병 환자 치료에 헌신해 온 김 원장은 “동요없이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는 곳에서 봉직하게 된 제일 큰 힘은 이 선택을 나 자신이 했고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라며 “여러분들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또 “여러분은 각자가 유일한 존재이고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며 “잘 안 풀리고 때로 실망하고 좌절하더라도 독특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열심히 일할 뿐 아니라 일을 즐겁게 할 것도 당부했다. 김 원장은 “화평케 하는 자를 영어로 ‘피스메이커(peacemaker)’라고 한다”며 “주위의 짐을 덜어주고 주위 말을 경청해야 하며 주위 사람들을 비판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일을 얼마나 세련되게 잘하는 것보다 우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게 되며 열심히 일하는 것에 상사가 더 감동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되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직장을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그래야 후회가 없고 후회를 해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인생의 긴 여정에서 보면 이제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먼 훗날 인생을 마무리를 하게 될 때 후회가 없는 선택이 됐다고 자부할 수 있는 선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성낙인 총장은 졸업생들에게 밝은 영혼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선한 인재’가 될 것을 당부했다.

성 총장은 “오늘날 물질만능주의, 성과지상주의가 팽배해 있어 사회적 양극화와 계층 간 갈등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에 기초해 공동체적 가치를 사회전체의 기본 가치로 확립해야 한다”며 “국경을 넘어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851명, 석사 1000 명, 박사 577명 등 총 2428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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