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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고, 그들(주방위군)에게 폭력이 가해지는 데도 경찰들은 손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LA 시내는 마치 전쟁터 같다. 이러다 정말 큰일이 나는 게 아닌지 무섭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이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LA 거주하는 모든 분들께 별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밤에 시위가 더 격렬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 등의 독려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대규모 단속이 아직까진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이민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지만, 단속 과정에서 한인이 소유한 의류점도 급습을 당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경 LA 시내 한인 의류 도매점인 ‘앰비언스 어패럴’에 전술 장비를 착용한 국토안보수사국(HSI)·연방수사국(FBI) 요원 40~50명이 진입했다. 검은색 차량 10대가 매장 앞을 가로막았고, 헬기 3대가 상공에서 감시 활동을 펼쳤다.
같은 날 코리아타운에서 2km 떨어진 홈디포 윌셔 대로점 주차장에서도 대규모 단속이 진행됐다. 이 주차장은 히스패닉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현장 단속 영상에는 최소 20명의 남성이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됐다. 일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가 갑자기 체포됐다”며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LA 시내에선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연방 요원들과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틀날 시위가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LA에 최소 2000명의 주방위군 투입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번 시위는 연방정부에 대한 반란”이라며 투입 명분을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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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레딧에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차이나타운과 코리아타운을 다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이민자 단속은 남미계만의 일이 아니다. 한인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한 재미 교포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이슈를 묻으려고 이민자 퇴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까지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그의 계획대로 되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한 한인 유저가 ‘StopICEraids’(ICE는 단속을 중단하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한인 소유 매장이 표적이 된 것은 인종 프로파일링”이라고 비판했다. 텔레그램 내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시위대가 연방 구금 시설을 포위했지만, 군인들은 최루탄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현장 영상이 잇따라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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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는 이번 작전에 대해 “전국적 이민 단속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공식 통계에선 이번 단속을 통해 최소 44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들은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