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교복만”…국제학교의 과도한 복장 제한은 ‘자기결정권 침해’

국제학교 특수성 인정 안돼
개개인의 체감온도 고려하지 않는 복장 제한은 ‘자기결정권 침해’
  • 등록 2024-09-11 오후 12:00:00

    수정 2024-09-11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국제학교에서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복장을 제한하는 것은 학생의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사진=인권위)
인권위는 지난 6월 국제학교 교장 A씨에게 겨울철에 덧옷을 착용하거나 여름철에 재킷을 입는지 여부 등에 관한 복장 규정을 교원·학생·학부모가 협의해 합리적으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진정인은 지난해 2월 날씨가 추워서 교복 재킷 위에 외투를 입자 교사가 규정상 재킷 착용만 가능하다며 외투를 압수했고, 같은 해 5월에는 날씨가 더워서 식당과 교실에서 재킷을 벗자 교사가 규정상 재킷 착용이 필수라며 재킷을 강제로 입게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교장 A씨는 날씨 및 기온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해 학생들의 복장에 알맞은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교실 내 모든 학생이 똑같은 온도를 원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자질로서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립 국제학교라는 특수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하절기에 재킷 착용을 의무화하고 동절기에는 재킷 이외의 외투 착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학생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고려하지 않고 생활양식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학생 구성원 전체가 같은 기온과 같은 환경에 대한 불편을 감내하고 획일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사회성을 기르거나 교육 질서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봤다. 이어 “국제학교의 특수성과는 별개로 학생이 누리는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상의 기본권을 보호 및 보장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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