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호들, 싱가포르 대신 두바이행…“시민권 따기 더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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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장기거주 허들 낮춰 亞자산 빨아들이는중
가상자산 규제도 완화적…패밀리오피스 문의 급증
싱가포르는 이민 심사·가상자산 규제 강화 '대비'
  • 등록 2025-11-10 오전 10:16:14

    수정 2025-11-10 오전 10:16:1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부호들이 싱가포르 대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걸프지역으로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아시아 부호들, 특히 중국 부유층에겐 화교 비중이 높은 싱가포르가 최고 인기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가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진=AFP)


프라이빗 뱅커들과 초부유층 자산관리 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UAE 두바이 및 아부다비로 패밀리오피스 설립 및 거주 이전을 문의하는 중국 부유층이 급증했다. 패밀리오피스는 고액자산가 또는 부유층 가족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조직이다. 단순한 자산운용을 넘어 세무·법률·상속·투자·자선활동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현상은 싱가포르의 이민자 규제가 강화한 데 따른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는 패밀리오피스를 만들 경우 비교적 쉽게 취업 비자를 받급해주지만, 장기 거주 자격이나 시민권 취득과 관련해선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최근엔 돈세탁 사건으로 이민자 심사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신규 영주권 승인율도 8.25%까지 하락했다.

반면 UAE의 ‘골든비자’는 투자자·전문직 등에게 10년 이상 거주 자격을 제공한다. 헤지펀드나 고액 자산가들에겐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진단이다.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면 시민권이나 영주권 취득 절차가 더욱 수월해진다.

스탠다드차타드(SC) 싱가포르 지사의 글로벌 자산 기획 및 가족 자문 책임자인 마이크 탠은 “(장기) 거주 자격을 얻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람들이 (걸프 지역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펀드매니저와 패밀리오피스 시설 구축 등을 지원하는 M/HQ의 얀 므라젝 파트너 역시 “많은 (중국인) 가족들이 싱가포르 부동산을 매각하고 UAE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중국과 싱가포르 등지의 혹독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걸프 허브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UAE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골든비자’ 발급 건수는 8만건으로 전년 4만 7000건대비 약 70% 폭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패밀리오피스, 특히 중국 자산가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내 가족·법인 관련 유닛 수는 2023년 600곳, 지난해 800곳에 이어 올 상반기엔 1000곳으로 늘었다. 중국인 고객 급증으로 중국어를 구사하는 금융전문가가 부족해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산운용사 라이트하우스 캔톤의 UAE 사업부 대표인 프라샨트 탄돈은 자산이 5000만~2억달러 수준인 ‘중간 계층’ 중국인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UAE를 찾는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 이주자들에 대해 “훨씬 더 기업가적 성향을 띠기 때문에 중국 본토나 홍콩에서 사업적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UAE의 세무·감독 정책은 다른 국가들보다 완화적이어서 비트코인·디지털자산 창업가들도 대거 유입되고 있다. 두바이 규제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은 가상자산 기업만 39곳에 이른다. 싱가포르도 올해 36개의 디지털 지급결제 라이선스를 부여했지만, 무허가 암호화폐 거래소 단속은 대폭 강화했다.

두바이가 아시아 자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머지 않아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아시아 부호들의 신(新)중동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FT는 “두바이의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싱가포르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수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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