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BOE)의 앤드류 베일리 총재는 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성장 측면에서 미국의 관세가 글로벌 경제 분열로 이어진다면 영국의 성장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절반인 0.75%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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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산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잠재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베일리 총재는 “영국은 미국과 ‘상당한’ 수준의 무역 불균형이 없다”고 강조했다.
베일리 총재는 또 미국의 관세가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선 “모호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한 행동이나 대응의 결과가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은 중국이 올해 5%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지만,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중국보다 미국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으로 다시 돌아설 수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미국은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 간 유예하고, 중국에만 예고했던대로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이에 중국은 보복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 농기계 및 일부 자동차에 10%,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핵심 광물인 텅스텐과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행키로 했다.
베일리 총재는 통화정책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영국의 물가 수준은 높지만,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됨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영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매 회의마다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3.7%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이전 전망치인 2.8%보다도 대폭 상향조정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