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미국의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정유 및 석유화학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당분간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이 쉽게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28일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매출액 8조9905억원, 영업손실 21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4541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도 1662억원 이익에서 446억원 적자 전환했다.
 |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사진=에쓰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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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정유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2504억원의 이익을 냈던 정유 사업은 올해 5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쓰오일은 “경기둔화 우려로 인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역내 일부 정유공장의 정기보수가 연기되며 정제마진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2분기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수요 위축 우려가 예상되나, 최근 유가가 하락하며 이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감이 병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화 사업은 745억원의 적자를 내며 사업부문 중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80억원 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 가격을 뺀 금액)는 소폭 상승했지만, 벤젠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스프레드가 하락한 영향이다. 에쓰오일은 “시장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및 하절기 휘발유 블렌딩 수요 유입 등을 바탕으로 한 시황 개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윤활기유 사업은 올 1분기 1097억원의 이익을 내며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29.5% 이익 규모가 감소하며 부진했다.
에쓰오일은 중장기적으로 샤힌 프로젝트 완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스오일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사업으로, 총 9조258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부문 비중을 기존 12%에서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올 4월 기준 프로젝트 진행율은 65.4%이며, 2026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의 효율성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에쓰오일은 “스팀 크래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추고 있으며, 기존 정유 공장 대비 충분한 원가 경쟁력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설령 현재 수준의 낮은 석화 스프레드가 지속되는 경우에도 샤힌 프로젝트는 충분히 가동 가능한 경제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