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석(사법연수원 38기) 법무법인 세움 대표변호사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중소형 M&A와 스타트업 법률자문 시장을 개척해 온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정 대표는 지난 2015년께 세움을 창립한 뒤 '스타트업과 중소형 M&A 하면 세움'이라는 인식을 법조계에 확고히 심으며 관련 부띠끄 로펌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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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시장 만들었다…제너럴리스트로 차별화
세움이 스타트업 및 중소형 인수합병(M&A)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공백 시장' 발견이다. 정 대표는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에 재직하던 시절 고등학교 후배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게 됐다. 그 후배는 인공지능(AI) 기반 수학교육 플랫폼 노리(Knowre)를 창업했고, 정 대표는 노리에 엔젤 투자를 하며 동시에 개인 시간을 쪼개 법률 자문을 했다. 노리는 2018년 대교 그룹에 매각됐고, 이 후배는 이후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VC)을 설립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투자사로 키워냈다. 그 후배가 바로 김서준 해시드 대표다.
정 대표는 "기존에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매각되거나 투자받을 때 변호사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조차 못 했다"며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힘이 없어서 그래, 세상이 원래 그래'라고 체념하며 불리한 조건을 받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서를 잘 작성하고 협의하면 이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며 "몇 군데 자문을 하면서 세움과 하니 위험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소문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세움은 이 공백 시장을 '제너럴리스트 접근'으로 공략했다. 대형 로펌은 M&A팀, 공정거래팀, IP팀 등으로 세분화돼 협업에 시간이 걸린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은 재무 전문가나 영업 파트가 따로 없어서 변호사에게 바라는 내용이 엄청나게 다양하다"며 "한 변호사가 회사 전체를 파악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의견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정 대표는 고문 계약을 맺은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는데 스톡옵션은 몇 퍼센트 줘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도 받았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CTO의 역할, 경력, 회사 기여도를 물어보고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다른 회사들은 통상 어느 정도 주는 것 같다고 조언한다"며 "법적 근거가 필요한 부분과 참고용 정보는 구분하되,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게 옆에서 자문하는 사람의 역할이고, 부티크 로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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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데이터로 무장…"정보 불균형 해소"
실제 사례도 많다. 투자사가 "우리는 이런 조건에 대해 양보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세움은 그 투자사가 다른 딜에서 해당 조건을 수용했던 사실을 찾아냈다. 정 대표는 "사례를 들면서 왜 그런 적이 없다고 하냐, 내부 승인 받을 수 있는 건데 왜 절대 못 받는다고 하냐고 반문하면 상대측이 상당히 당황해한다"고 전했다.
이런 데이터 기반 협상이 가능한 이유는 10년간 수백 건의 중소형 M&A와 투자 자문을 양쪽(매도인·매수인, 스타트업·투자사) 모두 대리해 봤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상대방이 세움이라고 하면 이제 블러핑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며 "변호사는 법적 논리뿐 아니라 실증적인 데이터로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움은 현재 변호사 및 세무사 35명, 전체 직원 63명 규모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는 딜이 급증해 자문팀 전체가 바쁜 상황이다. 정 대표는 "1분기에는 별로 없어서 놓쳤나 싶었는데 지금은 다 너무 바빠졌다"며 "몇백억에서 몇천억짜리 중소형 딜이 꽤 많고, 적대적 M&A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세움은 스타트업 중심 IT 회사 전문 로펌으로 계속 갈 것"이라며 "처음 설립할 때부터 같이 업무를 하고, 쿠팡처럼 커졌을 때도 '세움이 우리와 더 잘 맞아'라는 얘기를 듣게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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