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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바는 러시아의 최신형 방공 체계 중 하나로 어깨에 메고 운용하는 적외선 유도식 미사일이다. 이 시스템은 소규모 기동 팀이 운용하며 순항미사일, 저공 비행 항공기, 드론 등을 요격할 수 있다. 고정 레이더 기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상군이 분산된 방공망을 신속히 구축할 수 있다.
계약은 러시아 국영 방산 수출기업인 로소보론엑스포르트(Rosoboronexport)와 모스크바 주재 이란 국방군수부(MODAFL) 대표부 사이에 체결됐다. 실무는 모스크바 주재 MODAFL 소속 루홀라 카테비가 맡았다. 그는 이란제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테-360’ 수백기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하기 위한 판매를 중개한 인물로, 2024년 미 재무부로부터 MODAFL 대리인으로 지정돼 제재를 받았다.
FT가 열람한 문서에 따르면 로소보론엑스포르트는 9M336 미사일을 1발당 17만유로, 발사 장치는 1기당 4만유로에 이란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에는 야간에 항공기 및 기타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모글리-2’(Mowgli-2) 야시경 500대도 포함됐다. 이들 무기 및 장비 등의 인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일류신 Il-76TD 화물기 1대가 지난 8일 동안 최소 세 차례에 걸쳐 북캅카스 미네랄니예보디에서 이란 카라지로 왕복 비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또 다른 Il-76 화물기 1대도 지난해 12월 말 같은 경로로 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FT는 전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과 교전 직후인 지난해 7월 러시아에 무기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12일 전쟁’(13~24일)을 치렀으며, 이 과정에서 통합 방공망이 심각하게 약화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 영토 상당 부분 상공에서 신속히 제공권을 장악했고, 미국이 이란의 핵심 3대 핵시설을 공습하는 데 일조했다.
프랑스 시앙스 포(Sciences Po)에서 이란·러시아 전략관계를 연구하는 니콜 그라예프스키 조교수는 “이번 거래는 방공망 붕괴 이후 이란의 전략 변화를 보여준다. S-300, S-400 같은 대형 러시아 전략 방공 체계와 달리 베르바는 광범위한 훈련·통합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훨씬 더 빠르게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달 러시아제 Mi-28 공격헬기 최대 6대를 인도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가운데 1대는 이달 테헤란 상공에서 운용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란은 또 러시아 Su-35 전투기 2개 비행대대 도입도 추진해왔다.
서방의 경계 속에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꾸준히 드론과 미사일을 제공해왔으며, 지난해 1월 관계 강화를 위한 조약에도 서명했다.
한 전직 미 고위 관리는 “러시아는 12일 간의 전쟁 당시 동맹인 이란을 노골적으로 거들지 못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관계를 복원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는 이란이 여전히 자기 편에 남기를 원한다. 위기 한복판에서 개입하진 못했지만 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기꺼이) 위기를 수습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소재 싱크탱크 ‘전략기술분석센터’의 루슬란 푸코프 소장도 베르바 체계에 대해 “러시아가 자국 방공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이란 방공망을 보강해 줄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이고 부담이 적은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시스템이 이미 이란에 인도·배치됐다 하더라도 새로운 전쟁에서 이란 전체 방공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미군의 헬기와 저고도 항공기 작전을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때와 같은 헬기 강습이 벌어진다면 상당히 요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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