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냉동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가성비 있게 소비할 수 있는 품목인 데다 예전보다 맛도 좋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냉동식품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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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 냉동가정간편식(HMR)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6% 성장했다. 제일제당 음식 브랜드 비비고의 양지곰탕·설렁탕 등 냉동 국물요리 9종과 비비고 낙곱새전골 등 전골요리 2종, 비비고 간짱찜닭·철판닭갈비 등 비비고 메인요리 5종의 모든 판매량을 전년과 비교한 것이다. 만두에 이어 제2의 K푸드로 기대되는 ‘고메 소바바치킨’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고메 소바바치킨은 2023년 4월 출시된 냉동식품이다.
동원F&B(049770) 역시 딤섬(남중국 지역 만두)류를 중심으로 냉동식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사 딤섬류 제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늘었다. 새우하가우, 샤오롱바오, 부채교, 부추 창펀 등 딤섬류는 2020년 12월에 출시돼 이제까지 낱알 기준 약 2억2500만개(약 1000봉)가 팔렸다. 오뚜기(007310) 대표 냉동제품인 ‘X.O. 만두’도 지난해에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비범한이라는 뜻의 이 만두는 지난 1월 매출이 전월보다 3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냉동샌드위치 판매 증가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세계푸드(031440) 냉동샌드위치 매출은 전년에 견줘 147% 급증했다.
냉동식품 판매가 증가한 것은 고물가 속에 실속 있는 소비 대상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신세계푸드 냉동샌드위치는 1만원대 가격으로 전문점 수준의 샌드위치 3~4개를 구입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지난해 국내 소비는 역대급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2.2%로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 2.2% 역시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여기에 냉동기술과 제조역량 발전으로 냉동제품의 품질이 향상된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냉동식품이라도 이제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이 훼손되지 않아 신선식품에 비해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이 엷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메 소바바치킨의 경우 독자개발한 소스코팅 기술을 적용해 냉동치킨 특유의 눅눅함을 없애고 전문점 수준의 갓 튀긴 듯한 바삭함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동원 F&B 관계자는 딤섬률 제품에 대해 “찜통으로 익힌 딤섬을 영하 30도로 급속 냉동시켜 수증기가 얼어붙어 얼음 알갱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했다”며 “영하 18도 이하를 유지한 상태로 유통하는 콜드 체인(저온 물류 체계) 방식을 적용한 덕분에 제품 신선도를 높인 점이 강점”이라고 했다.
냉동식품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외식과 식자재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식품 제조사의 공법과 급속 냉동기술 발달로 냉동 간편식 등이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19 이후 에어프라이어, 미니오븐, 와플메이커 등 가정용 조리 가전과 홈베이킹 가전도 대중화돼 냉동식품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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