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영장 없는 가택수색, 주인 동의 없으면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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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 임의수색 시 관련 절차 마련 권고
  • 등록 2023-02-09 오후 12:00:00

    수정 2023-02-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경찰이 112신고로 출동해 영장 없이 가택수색을 할 때 주인 동의가 없으면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권위는 경찰의 부당한 가택수색에 대한 진정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장에게 주거지 임의수색 시 관련 절차를 마련하라고 9일 권고했다.

세부적으로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지 내부를 확인하는 경우 거주자의 명확한 동의를 받은 후 그 사실을 증빙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 사건 사례를 소속기관에 전파할 것을 권고했다.

또 A경찰서장에게 진정사건과 관련된 소속 경찰관에 대해 수색행위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도 권고했다.

앞서 진정인은 경찰이 ‘보복 소음’ 관련 112신고를 받았다고 하면서 새벽 2시 30분경에 주거지를 방문했는데, 동의를 받거나 수색 목적을 밝히지 않은 채 “스피커 켠 것 아니냐, 경찰이라 가택수사가 가능하다”며 주거지를 수색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당시 진정인의 주거지가 보복 소음의 진원지로 유력하다고 판단하고 현장 확인을 위해 진정인의 동의를 받아 경찰관 직무직행법에 따라 가택수색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진정인의 주거지를 수색한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 원칙을 위배해 헌법 제16조가 보장하는 진정인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우선 영장 없이 진정인의 주거지에 들어가 스피커 설치 여부를 확인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보복 소음으로 인한 위해 수준이나 긴급성 등을 살펴볼 때 경찰관의 수색행위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근거한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의 수색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거주자인 진정인의 명확한 동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출동한 경찰관들 진술 이외에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보디 캠이나 동의서 등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그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층간소음과 보복 소음, 스토킹 범죄 등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인권위는 강제 현장출입의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에서 정한 사안의 위급성과 위해 수준 등 요건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규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거주자의 명확한 동의를 받아 진행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절차를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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