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지난 20년간 이 시한폭탄에 맞서 365일·24시간 응급의료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 팀은 전국 어디서든 응급 대동맥질환 환자가 발생하면 주야를 불문하고 전원 의뢰를 접수한다. 이후 이송이 결정되는 순간 유관 진료과가 모두 대기에 돌입해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술대에 오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대동맥질환, 얼마나 위험한가
대동맥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대동맥류 △대동맥류 파열 △대동맥 박리가 있다. 대동맥류는 노화,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대동맥 일부가 정상 직경의 1.5배 이상 부풀어 오르는 상태로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동맥류 단계에서 발견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부푼 혈관이 방치된 채 터지게 되면(대동맥류 파열) 사망률은 80% 이상으로 치솟는다.
대동맥류가 생기면 파열뿐 아니라 박리로 이어질 위험도 큰데, 대동맥 박리는 혈관 내막이 찢어지며 내막 안쪽으로 흘러야 할 혈액이 내막과 중막 사이로 파고드는 상태를 말한다. 박리 직전까지 아무런 전조 증상이 없다가 발병 즉시 극심한 가슴과 등 통증을 동반하며, 1시간이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1%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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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지난 20여년간 전국 각지의 외부 병원에서 발생한 초응급환자까지 365일 24시간 수용했다. 최근에는 응급 대동맥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 핵심은 속도다. 전문의와 직접 연결되는 ‘대동맥 핫라인’을 통해 전원 의뢰를 접수한 뒤 이송 결정과 동시에 수술 관련 모든 진료과가 대기 상태에 들어간다. 환자가 병원 문을 들어서는 즉시 수술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수술 후 관리도 빈틈이 없다. 중환자실과 병동에 전담 전문의가 상주하며 필요시 즉각 대응한다. 세계적인 병원에서도 15~25%에 달하는 복부 대동맥류 파열과 A형 대동맥 박리 환자의 수술 후 사망률을 5%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정준철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언제든 위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PMEG, 치료 사각지대를 좁히다
대동맥류는 모든 환자에게 기존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스텐트 시술도, 개복 수술도 쉽지 않은 대동맥류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대동맥류 치료 시 해부학적 구조가 적합하다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우선 고려한다.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금속망으로 된 인조혈관(스텐트 그라프트)를 대동맥 내부에 삽입해 혈액이 부풀어 오른 혈관 대신 인조혈관 안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의사제작 환자맞춤형 스텐트 그라프트’(PMEG)다. PMEG는 CT 영상을 바탕으로 환자의 혈관 모양에 맞춰 스텐트 그라프트를 직접 제작하는 기법으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치료법이다.
이재항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2022년 미국으로 건너가 PMEG 기법을 연수한 이후 1~2년 동안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거쳐 국내에 도입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PMEG 시술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2024년부터 진행한 시술 모두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대동맥류를 조기에 진단하려면 CT·초음파 등 영상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방도 빼놓을 수 없다. 대동맥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이 꼽히는 만큼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금연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다만 가족력을 비롯한 유전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위험 인자가 없더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정 교수는 “대동맥류는 대부분 무증상인 데다 당장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 주치의가 시술이나 수술을 권할 경우 망설이지 말고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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