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가 기준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주택시장의 지역별 차별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주택매입 대기수요가 여건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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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2025년 6월)에 따르면, 2023년 1월~2025년 4월중 수도권의 주택매매가격은 서울(16.1%)을 중심으로 9.6%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1.7%)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시장이 상이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금리인하기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입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2년 7월~2025년 5월 기준 수도권의 주택수급동향은 장기평균을 상회하는 반면 지방은 하회하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분양주택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미분양물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 분양물량 대비 미분양물량의 비중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대체로 낮은 데 반해 비수도권은 일부 지역이 100%를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분양 및 경공매 시장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청약경쟁률 및 경공매 낙찰가율의 격차가 확대되는 등 차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간 인구이동 및 성장 격차 등 구조적 여건도 지역 간 주택시장의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비수도권의 경우, 인구 감소 지속 및 실물경기의 부진 등이 주택수요의 구조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지역 주택시장은 여건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의 영향으로 시작된 최근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기의 경우, 5주 만에 주간상승률 0.1%를, 7주 만에 0.2%(연율 약 10%)를 기록하는 등 과거에 비해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에는 거래도 다시 늘고 가격 상승폭도 재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 하에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의 상방 압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거시건전성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주택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유의하는 한편, 지방의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주택시장의 수요 확충을 도모함으로써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