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글로벌화에 한은 통화정책 '안먹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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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인플레이션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
고령화·가계부채 소비여건 악화, 기업 국내투자 유인↓
구조적 개선 비롯 미시적 정책 수단 발굴 필요
확장적 통화정책 제한적..물가목표 낮출 수도
  • 등록 2015-07-30 오후 4:00:09

    수정 2015-07-30 오후 4:00:09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결혼 5년차인 A씨는 최근 아내와 의논해서 보험료와 저축금액을 10만씩 더 늘리기로 했다. 김 씨는 “요즘 금리가 낮아서 저금을 하면 손해라고 하지만 불안한 미래를 생각해서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이론상으로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 소비는 늘어나고 기업 투자는 확대된다. 화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물가는 상승하고 생산과 고용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작동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한은이 1.5%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가계 소비는 줄어들고 오히려 올해 1분기 저축률은 17년만에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은 투자대신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다. 기준금리를 낮춰도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니 물가도 제 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령화 현상 등 구조적인 문제와 국제유가 급락 등 경기적인 문제가 결합해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등으로 기대할 수 있는 물가 수준을 낮추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 놓는다.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8개월째 0% 저물가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설비투자는 1.3% 감소하며, 3월(-3.9%)과 4월(-0.8%)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5월 소매판매지수도 전월대비 보합에 머무는 등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0%대의 저물가 현상은 7월까지 8개월째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가계소득 비중
한은이 올해 들어 3월, 6월 두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지만 실물경제에 제대로 온기를 불어넣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저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금융위기를 전후로 가계소득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고령화 현상,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여건이 악화됐다.

글로벌화로 해외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국내투자 유인도 떨어졌다. 또 글로벌화와 유통구조 혁신 등으로 공급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됐다.

실제로 이날 한은이 발표한 ‘인플레이션보고서’를 보면 21개 주요 물가안정목표제 국가를 대상으로 1995~2014년 자료를 이용해 인구고령화와 글로벌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체로 인구고령화가 진전되고 인구증가율이 낮을수록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개방도 상승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외직접투자 및 국내설비투자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다수의 선진국들도 제로금리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아 금리 외에 다른 통화정책 수단을 찾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지만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시적인 정책 수단도 발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타겟팅해서 대출지원을 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경우 지금과 같이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유용한 보조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안정목표 낮추나 .

특히 올 하반기 한은이 이같은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해 물가안정목표를 2%대로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년 주기로 정해지는 물가안정목표는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주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현재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는 2.5~3.5%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12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32개월간 이를 밑돌고 있다.

한은 또한 보고서를 통해 “물가안정목표 설정과 통화정책 운용시 이같은 구조적인 변화를 어떻게 감안하는 것이 바람직할 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유연한 입장임을 드러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해 오히려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하지만 자칫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버블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펼칠 때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 또한 고려해야한다”면서 “그런면에서 물가목표를 조금 낮추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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