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북스로 간 `이상문학상`에 예소연…관례 깨고 기출간작 선정

17일 주관사 변경 후 첫 시상 발표
수상작 ‘그 개와 혁명’에 “포용의 혁명, 우리가 갈길”
심사위원 전원 바뀌고, 작품 제한 없어
오로지 ‘작품성’, 그해 가장 멋진 소설
저작권은 작가에·인세 소폭 상향 조정
“젊은 감각으로 20~30세대 아우를 것”
  • 등록 2025-02-17 오후 2:49:49

    수정 2025-02-17 오후 2:50:1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예소연(33) 작가의 소설 ‘그 개와 혁명’이 선정됐다. 지난 48년간 이 상을 주관하던 문학사상이 지난해 다산북스에 운영권을 넘긴 이후 첫 시상이다.

다산콘텐츠그룹 산하 출판브랜드 다산북스는 1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새 옷을 입은 이상문학상은 오로지 ‘작품성’만 고려했다. 심사위원 전원을 바꾸고 작가 이력이나 그 어떠한 제한 조건을 두지 않았다”며 수상작 선정 기준을 이렇게 밝혔다.

은희경 심사위원(왼쪽부터), 예소연 작가,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2025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상작 ‘그 개와 혁명’은 1980년대 운동권 세대인 아버지 태수와 2020년대 페미니스트인 딸 수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에 대해 “이데올로기를 압도하는 혁명적 사랑”인 동시에 “가히 혁명적인 포용의 서사”라고 평가했다.

예 작가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삶에 좀 더 유연함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며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읽어온 이상문학상의 영광을 누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아빠가 아팠을 때 어찌할 줄 모르고 동동거렸던 내 모습이 일견 담겨있다”면서도 “혐오와 미움이 도사려도 결국은 사랑이 전부가 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실수하면 번복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되고자 소설을 썼다”고 했다.

202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예 작가는 등단 4년 만에 이상문학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8년 등단 3년 만에 대상을 받았던 은희경 작가 다음으로 빠른 수상이다.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 예소연 작가가 17일 서울 중구 산 다미아노 북카페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은희경은 “여러 반목과 대립으로 정면 대결하지 않고 유머를 통해서 날카롭게 돌파해나가고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며 “일종의 ‘아버지 죽이기’를 다룬 그간의 작품과 다르게 부정하고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넘어서는 방식이 독자에게 위로를 전한다. 혁명에 대해 말해야 하는 지금, 우리의 갈길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책으로 나온 출간 작품과 기 수상자 모두를 포함해서 2024년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작품을 뽑았다”며 “이상문학상 사상 웹진 발표작이자 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예 작가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다산북스에 따르면 이상문학상을 처음 주관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는 “이상문학상의 기본 취지인 그해 발표 작품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을 선정하겠다는 전통은 유지했다. 달라진 점은 운영위원회와 본심·예심 심사위원을 젊은 감각과 젊은 얼굴로 개편했다”며 “이상문학상이 전통적으로 40~50대 독자와 호흡을 같이했다면 새로운 2030세대를 아우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임경섭 다산북스 팀장은 “18일 출간하는 수상집에는 일반 대중이 다소 어렵게 느끼는 평론가의 작품 해설 대신 수상 작가와 심사위원의 인터뷰를 수록해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며 “저작권은 전적으로 작가에게 있다. 인세도 기존보다 소폭 상향했다”고 전했다.

우수작으로는 △김기태 ‘일렉트릭 픽션’ △문지혁 ‘허리케인 나이트’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 △정기현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최민우 ‘구아나’ 등 5편이 뽑혔다. 대상 상금은 5000만원, 우수상은 각 500만원이다.

요절한 소설가 이상(1910~1937년)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1977년 문학사상에서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2020년 불거진 불공정 계약 관행 잡음과 경영 악화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다산북스로 운영권이 넘어갔다. 역대 수상자로는 첫회 김승옥 작가를 비롯해 이청준, 오정희, 박완서, 최인호, 이문열, 한승원, 양귀자, 김훈, 은희경, 한강, 공지영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제48회 이상문학상 심사위원 은희경 작가, 대상 수상자 예소연 작가,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산 다미아노 북카페에서 대상 수상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죽더라도 지구로 가자!
  • 한고은 각선미
  • 상큼 미소
  • 무쏘의 귀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