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쳐 목숨 잃는 외상 환자 수 크게 줄었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골든타임’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면 목숨을 살릴 수 있었던 외상 사망자의 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정부가 위급한 외상 환자를 다루는 권역외상센터를 확대하며 외상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시간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전국단위 외상으로 사망한 환자 사례를 조사연구한 결과 2017년도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19.9%로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10일 밝혔다.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 중 적절한 시간 내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망자의 비율이며 핵심적인 외상진료체계 성과지표다.

이 연구는 2015년도에 전국 단위 최초로 시작됐고 2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2017년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 19.9%는 이전 조사인 2015년 30.5%에서 10.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조사연구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2017년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등록된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총 1232명을 표본추출해 분석했다.

모든 권역에서 예방가능한 외상사망률이 낮아졌고 특히, 광주ㆍ전라ㆍ제주 권역의 경우 2015년 40.7%에서 2017년 25.9%로 14.8%포인트 낮아져 가장 큰 개선을 보였다.

다만 현재 권역외상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권역의 경우 2015년 30.8%에서 30.2%로 0.6%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그 외 인천ㆍ경기 권역이 16.7%으로 10.7%포인트 감소했고, 부산ㆍ대구ㆍ울산ㆍ경상 권역은 16%로 13.4%포인트 줄었다. 대전ㆍ충청ㆍ강원 권역은 15%로 11%포인트 감소를 나타냈다.

특히 다른 병원을 거치지 않고 권역외상센터에 직접 찾아간 경우 사망률은 15.5%로, 다른 병원을 한 번 거쳐서 도착했을 때의 31.1%, 두 번 이상 다른 병원을 거쳤을 때의 4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송 수단에 따라서는 119 구급차로 내원한 경우의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15.6%로 다른 이송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119구급차로 신속하게 이송해 해당 지역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특화된 권역외상센터 개소와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2014년 3개 센터가 개소하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권역외상센터는 2019년까지 총 14개가 문을 열었고 3개 외상센터가 개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의료자원이 많고 의료접근성이 높은 서울 권역의 예방가능한 외상사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정도가 크지 않았던 것은 서울시에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적정규모의 외상센터가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크게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을 비롯한 여러 응급의료종사자 분들이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며 “상대적으로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도 필요자원을 집중지원, 육성하고 지역 내 협력체계를 갖추면 양질의 의료기반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서울시와 협력해 조속한 시일 내 서울지역 외상진료 기반도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