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대형 내부 사고가 발생한 시중은행들에 대해 연달아 수시검사에 나섰다. KB국민은행에서는 46억원대 배임 사건이, 하나은행에서는 총 75억원에 달하는 부당대출과 추가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금감원이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한 국민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 “46억1300만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은행 내부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건은 여신 취급 과정에서의 규정 위반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직후 검사반을 파견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확인된 사고인 만큼,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배임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의 작동 여부와 전산 통제망, 점검 주기 등을 함께 살펴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도 연장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3일 “총 74억7070만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고, 이 사건은 영업점 직원이 금품을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같은 달 초 수시검사를 시작해 최근까지 검사해 왔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이달 2일 또다시 외부 사기에 의한 금융사고 3건을 추가로 공시했다. 사고 금액과 구체적인 수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복적인 금융사고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수시검사 기한을 이번 주까지 연장했다. 당초 한 차례 마무리될 예정이던 검사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최근 시중은행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공시를 통해 확인된 사고 규모만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점, 내부 직원 연루 및 외부 사기 혼재 등 다양한 유형의 리스크가 포착된 점은 금융소비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