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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2025년 6월)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신음하며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우선 2024년중 국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자보상배율 기준)은 2023년에 비해 대체로 개선됐으나, 일부 업종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는 섬유의복(-1.4배), 금속제품(-1.2배) 등이 큰 폭 하락한 가운데 석유화학(-1.2배)도 하락하면서 여타 업종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부동산업(-0.5배)이 비교적 크게 하락했으며, 숙박음식(-0.2배), 건설(-0.1배) 등도 낮은 수준에서 추가 하락했다.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들과 중간재 수출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기계장비 등 수출기업의 비중이 높거나,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경우, 글로벌 교역규모 축소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제품, 전기전자 등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들도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제3국으로의 수출 감소 등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환율 변동은 업종별로 상이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한 변동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 변화가 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수출업종 중 자동차, 운송장비 등은 환율 상승 시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석유화학 업종과 일부 내수업종 등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단기 내에 급격히 변동할 경우에는 환헷지 비용 증가, 투자 결정 애로 등 기업경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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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은행의 기업여신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4%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4년말 기준 0.7%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기본 시나리오(2025년 말)에서는 1.3%, 비관 및 심각 시나리오(2026년 2분기)에서는 각각 1.7% 및 2.4%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심각 시나리오 하에서 국내은행의 부실 기업여신 규모는 연평균 약 16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기계장비 등의 수출업종, 건설·부동산업종, 경기민감업종 등에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들에 따른 거시경제 충격 및 기업의 신용리스크 확대는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불안지수(FSI)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금융시장 안정성을 점검해 보면, FSI가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위험단계(24 이상)에 진입하고 심각 시나리오에서는 2020년 팬데믹 기간의 금융불안 수준을 크게 상회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각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다는 점을 감안해 업종별로 차별화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나 최근의 여건 변화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업종들에 대해 유동성 애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구조 개혁 정책의 추진 등을 통한 소득여건 개선과 내수기반 확충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